금융 금융일반

‘엔고 태풍’ 한국상륙 우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9.02 06:42

수정 2014.11.07 12:50


일본의 9월말 반기 결산이 한국을 비롯한 국제 금융시장에 태풍의 눈으로 등장하고 있다.

일본 금융기관들이 보유한 주식에 사상 처음으로 시가 평가가 적용되는 시점을 앞두고 일본의 주식가격이 폭락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 금융기관들이 미국 국채 투매에 나서는가 하면 미국 달러화대비 엔화가치는 이상 강세를 보이는 등 국제 금융시장에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같은 상황에 철저한 공조를 통해 대처해야 할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이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일본의 반기말 결산에 따른 혼란이 한국에도 상륙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달 31일 국제 금융기관들에 따르면 일본 은행들은 닛케이지수가 1000포인트 하락할 때마다 7000억∼1조엔의 추가 손실을 떠안게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말 1만3785.69를 기록했던 일본 닛케이지수는 지난달 말 현재 1만713.51로 추락했다.올들어 발생한 추가부실이 2조∼3조엔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일본 은행들은 이같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미국 국채 등 해외 채권을 대규모로 내다 팔고 있다.국제금융기관인 살로먼스미스바니는 일본 은행들이 지난 7월중에만 약 4500억엔(약 36억달러)의 해외 채권을 매각했으며 이런 추세는 8월에도 이어졌다고 밝혔다.

최근 엔화가치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바로 이같은 충당금의 일본내 송금 때문이라는 게 국제 외환시장의 일반적인 분석이다.바꿔 말하면 9월 결산만 지나면 현재의 엔화 가치는 순식간에 거품처럼 떨어질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사정이 이런데도 최근 원화가치가 엔화의 단기 거품에 동반 강세를 보이는 조짐이 나타나 우려를 낳고 있다.

국내 외환당국이 물가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원화가치 절상을 용인해야 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원화 강세의 요인이 일시적 ‘엔고 거품’임을 감안할 때 당국과 시장 참여자 모두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 kschang@fnnews.com 장경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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