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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도용 사용 3배 급증


‘누군가 당신 지갑속에 고이 간직된 신용카드를 몰래 쓰고 있다.’

설마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이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K씨는 최근 신용카드 대금 청구서를 받아들고 황당한 경험을 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컴퓨터 구입과 외국의 포르노 사이트 이용요금 등 280여만원이 청구됐기 때문이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씨의 경우처럼 타인의 카드번호와 유효기간을 알아낸 뒤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물건을 구입하거나, 아예 다른 사람의 이름과 주소·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등 명의도용에 의한 카드 부정사용 사례가 올들어 크게 늘고 있다.

금감원은 명의도용에 의한 카드 부정사용은 지난 99년 710건, 17억원에 불과했지만 올들어선 지난 상반기에만 2135건, 53억원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도난·분실,카드·전표 위변조 등을 포함한 전체 신용카드 부정사용규모에서 명의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99년 7.1%에서 올 상반기엔 20.5%로 3배가까이 늘어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번호와 유효기간만으로 주문이 가능한 인터넷 쇼핑몰의 허점을 이용해 남의 카드를 도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카드사들이 가두에서 회원을 모집하면서 본인확인을 소홀히 하고 카드를 발급해주는 것도 명의도용 증가의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카드도용에 의한 부정사용은 카드사가 전액 보상해주도록 돼있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한 도용의 경우 대부분 대금청구서를 받은 후에 이를 아는 경우가 많아 카드사에 보상신청을 하더라도 신고지연 등을 이유로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분의 카드사가 명의도용에 의한 부정사용으로 드러난 경우 신고일 이전 25일 이내 사용액은 보상해주지만 신고가 늦은 경우는 전액 보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djhwang@fnnews.com 황대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