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그룹총수들 “성공계열社 배워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9.06 06:43

수정 2014.11.07 12:47


‘잘 나가는 계열사를 벤치마킹하라.’

주요 그룹 회장들이 계열사 사장단 회의 등에서 이례적으로 경영 혁신 성과가 뛰어난 계열사를 지목, 이들 기업의 성공전략을 배울 것을 주문하고 있다.

구본무 LG 회장은 지난달 31일 계열사 최고경영자 50여명이 참석한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서 LG전자 창원공장과 LG카드의 성공사례를 보고받고 이들 회사의 혁신활동과 조직문화에 대한 벤치마킹을 지시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과 최태원 SK㈜회장도 각각 제일모직과 SK㈜ 울산공장의 성공적 변신을 높이 평가했다.

◇“엑설런트!”, GE도 호평한 LG전자 창원공장=지난달 13일 LG전자 창원공장의 가전 생산라인을 둘러본 제너럴일렉트릭(GE)의 제임스 캠벨 가전부문 신임 사장의 입에서는 “엑설런트”라는 말이 나왔다.GE에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에어컨,세탁기 등을 납품하는 LG전자의 효율적인 라인과 생산성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창원공장은 지난 수년동안 불량률을 100만개 중 3.4개 이하로 떨어뜨리는 6시그마운동과 300여개의 태스크포스팀이 혁신 프로젝트에 나서는 TDR활동을 전개해왔다.이 활동은 라인 증설없이 생산능력을 올리는 작업을 가능케했다.비용 절감 규모만 해도 수천억원에 달했다.

고질적 불량의 대명사인 세탁기 클러치의 불량률이 90% 이상 개선됐고, 냉장고용 컴프레서와 에어팬에 들어가는 부품치수의 산포(散布) 개선은 디오스 냉장고 소음 수준을 24㏈ 이하로 떨어뜨렸다.에어컨 열교환기의 자동 용접불량을 해결하면서 용접공 22명은 다른 일에 매달릴 수 있었다.

최경석상무는 “생산라인에 누적수율향상(RTY)기법을 적용한 결과 RTY는 40∼50%, 생산성은 30%이상 올랐다”고 말했다.창원공장은 지난 95년 이후 건물 한 동, 땅 한 평 늘리지 않고 경상투자만으로 98년 이래 연 평균 22%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LG카드, 사기를 먹고 사는 조직문화로 업계 1위=LG카드는 카드사업에 차별화 전략을 적용했다.고정관념을 깨고 연령층과 지역별로 차별화된 ‘특화카드’ 개념을 상품개발에 도입했다.이에따라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LG 레이디카드’는 출시 2년만에 4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회사 관계자는 “조직은 사기를 먹고 산다는 CEO의 경영철학 아래 사원의 다양한 의견을 여과없이 받아들이고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실무자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해 신바람나는 일터로 만든 것이 도약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무형자산 상품화에 성공, SK㈜ 울산공장=지난 7월 SK㈜ 최태원 회장은 “공장도 이제는 아이디어 센터로 변해야 한다”며 울산공장이 해외에 공장운영 노하우 등을 수출, 80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을 칭찬했다.이 회사는 별도의 기술수출팀을 구성하고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꾸준히 구축하고 있다.

SK그룹 구조조정추진본부장인 김창근 사장은 “SK㈜의 신용등급 평가차 방한했던 무디스 관계자가 리포트에는 쓸 수 없는 현장 열기를 느꼈다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내오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 shkim2@fnnews.com 김수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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