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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총리 잔류 의미와 전망]당정개편 대선구도 변수로


이한동 국무총리의 총리직 잔류결정이 당분간 정국의 중심기류를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치적 배신’을 당한 자민련의 강경한 자세를 부를 것이 불을 보듯 뻔한데다 이총리의 총리직 잔류가 민주당 대권주자들에게도 여러가지 변수를 던져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눈앞에 닥친 당정개편의 인선에서도 ‘이한동 변수’가 현실적으로 맹위를 떨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형식적으로 각료제청권을 가진 총리인데다,자민련으로부터의 극한적인 저항이 있을 것임을 알고도 총리직을 유지한데는 임명권자인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그만한 유인이 있었을 것이란 유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총리는 총리직을 유지하는 대신 자민련은 탈당하지 않고 당적을 계속 보유키로 해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총리는 또 “당(자민련)에 계신분께 깊은 이해를 구한다. 당을 떠나는 것이 아니다. 당의 구성원으로서 도리를 다하는데도 노력할 것입니다”라면서도 “김종필 명예총재를 당장 다시 만날 계획은 없다”라고 밝혀 당분간 자민련과 일정한 거리를 둘 것임을 예고했다. 자민련으로서는 여간 헷갈리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실추된 당의 이미지를 어떻게 회복할지,귀추가 주목된다.

민주당으로서도 계파별로 이총리의 잔류가 주는 이해득실이 틀려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민주당에 일격을 가한 자민련에 대해 보기 좋은 반격을 한 것으로 볼수 있으며 거시적으로 볼 때 중부권을 민주당에 끌어들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이총리에게 대권 구도와 관련해 어떤 언질을 주었을 경우에는 그렇지 않아도 가닥이 잡히지 않는 민주당 내 차기 대권 구도에 또다른 변수를 추가하는 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이총리는 지난 4일 동안 총리 유임이냐,자민련 복귀냐를 놓고 마지막까지 저울질을 계속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결국 ‘선민후당(先民後黨)’의 길을 선택했다. 지난 4일간 이총리 행적은 총리·총재직 사퇴결심(3일)→김대통령 유임권유(4일 오전)→포천 방문 및 유임수용 시사(4일 오후)→JP 당복귀 요구 및 총리직 사퇴 결심(5일 오전)→총리직 잔류 최종 결심(6일 오후)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총리 주변에서는 이총리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김명예총재와의 관계설정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총리가 자민련 내에는 이미 ‘JP 대망론’이 내년 양대선거를 겨냥한 자민련의 생존전략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중부권 대망론’ 또는 ‘왕건론’이 비집고 들어갈 틈새가 별로 없고,이를 추진할 만한 세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총리는 차기대권과 관련해 ‘중부권 대망론’의 불씨를 남겨 또다른 기회를 엿보기 위한 고육책 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 kreone@fnnews.com 조한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