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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 ‘깨진 드라이버’ 딜레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9.07 06:43

수정 2014.11.07 12:46


【툴사(미국 오클라호마주)=박호윤특파원】“이렇게 마음에 드는 게 없나….”

박세리(24·삼성전자)가 ‘깨진 드라이버’를 대체할 신무기를 찾지 못한 채 심각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

현재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집에 머물며 3주간의 장기 휴식중인 박세리는 최근 전화통화를 통해 “20여개나 되는 새 드라이버를 주문해 점검해 봤지만 이제껏 사용한 드라이버와 같은 ‘손 맛’을 느낄 수가 없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박세리가 현재 쓰고 있는 드라이버는 ‘테일러 메이드 320’. 지난 4월의 롱스드럭스챌린지 직전 교체해 캐나디안여자오픈까지 줄곧 사용해오고 있다. 스스로 자신있게 말하듯 ‘이제껏 써본 드라이버중 가장 맘에 드는’ 드라이버다.

박세리는 이 드라이버로 3차례나 우승(롱스드럭스, 제이미 파 크로거클래식,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일궈냈고 준우승 1회(US여자오픈)와 2차례의 3위(자이언트이글클래식, 캐나디안여자오픈)를 각각 기록하는 등 ‘찰떡 궁합’을 과시한 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드라이버의 헤드가 깨져 있다는 데 있다.
지난 6월 맥도널드LPGA챔피언십 프로암 도중 헤드 밑부분에 금이 가 알미늄 테이프로 임시처방을 한 채 이제껏 사용해오고 있다. 다행히 더 이상 균열이 확대되지 않아 거리가 줄거나 컨트롤에 문제가 발생치 않고 있는 상태.

하지만 이렇듯 깨진 드라이버를 언제까지나 계속 사용할 수는 없는 것. 때문에 박세리는 테일러메이드사에 연락을 취해 깨진 드라이버와 똑같은 것을 주문, 이제껏 20개 이상을 테스트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회사에서 똑같은 제품을 만들어왔는데도 단 1개도 예전 것과 같은 감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 박세리의 고민인 것이다.

박세리는 3주간의 휴식을 마치고 다음주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열리는 세이프웨이클래식에 출전할 예정이다. 이 대회서도 어쩔 수 없이 ‘깨진 드라이버’를 가지고 임하게 된다. 더 이상의 균열이 없고 대체할 만한 드라이버를 찾지 못하면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것이 박세리의 하소연이다.


어쨌든 박세리는 자신과 인연을 맺은 뒤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 이 드라이버를 애지중지하고 있다. 차후 다른 드라이버를 찾는다 해도 이것을 영구히 잘 보관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기도 하다.


수시로 바꾸곤 해왔던 박세리지만 ‘깨진 드라이버’에게만큼은 애착심이 대단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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