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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개각-의미와 전망]국정 안정…개혁 ‘예정대로’


김대중 대통령이 7일 단행한 개각은 정책의 일관성과 국정의 안정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DJP공조 붕괴 등 정치상황이 격변한 상황에서 새로운 내각이 경제안정 등 필요한 정책을 국회의 협조를 받아 차질없이 밀고나갈 수 있을지는 일단 의문시되고 있다.

당초 전면 개각이 예상됐으나 김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임동원 통일부 장관과 자민련 출신 장관 4명을 경질하는 보각수준의 개각을 단행했다. 민주당 대표에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을 앉힌 것과 맥락이 상통하고 있다.

이는 집권 후반기를 맞아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적 국정운영을 통해 각종 개혁과제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는 김대통령의 의지가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또 오는 10일부터 국정감사가 예정돼있어 내각을 전반적으로 개편하기는 현실적 어려움도 반영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다른 측면으로는 임기 후반기에 서있는 김대통령이 활용할 수 있는 인재풀이 그만큼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진념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 핵심 경제부처 장관들을 유임시킨 것은 현재의 경제상황이 정책실패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미국·유럽·일본 등 세계경제의 침체에 비롯됐다는 인식을 근거로 한 것으로, 부실기업처리 등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또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신 여소야대 상황 등 정치상황 변화에 대한 충격의 불똥이 경제분야로 튀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지적이다.

통일부 장관에 홍순영 주중대사를 임명한 것은 임동원 장관 해임과 상관없이 햇볕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는 김대통령의 단호한 의지의 표현이다. 신임 홍장관은 현 정부 출범초기 외교통상부 장관을 맡아 남북화해 외교를 주도해온 중량감있는 인물로 통일·외교안보팀 수장인 통일부 장관을 맡아 대북관계 개선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통령은 이와 함께 이번 개각을 통해 DJP공조 붕괴에 따른 정국구도를 분명하게 정리해 놓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김대통령은 자민련과 김종필 명예총재의 강력한 반발을 무릅쓰고 이한동 총리를 내각에 잔류시켰고 자민련 출신인 한갑수 농림, 김용채 건교, 정우택 해양수산부 장관 등을 모두 경질했다. 반면 김대통령은 민주당 유용태·유삼남 의원을 각각 노동부 장관과 해양수산부 장관에 발탁, 내각에 진출한 다른 민주당 출신 장관들과 함께 책임정치를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드러냈다. 임기후반기에 올 수 있는 정책누수를 강력하게 막겠다는 뜻이다.

또 지역안배와 전문성,개혁성,추진력을 갖춘 인물을 대거 발탁한 점도 특징이다. 외교안보 전문가인 홍통일장관은 새삼 거론할 필요가 없으며, 농림부 장관에 기용된 김동태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 등 나머지 4명의 신임 각료도 전문성과 개혁성,추진력을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김동태 농림장관은 농림행정의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으며, 유용태 노동장관도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노동문제에 일가견이 있다. 유삼남 해양수산장관도 해군참모총장 출신으로 해양수산 분야의 전문가다. 안정남 건교부장관도 언론사 세무조사를 진두지휘한 성실성을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김대통령은 이번 개각에서 지역안배 문제도 철저히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신임장관의 출신지역이 충북(홍순영), 경남(유삼남), 경북(김동태), 경기(유용태), 전남(안정남) 등 지역별로 고르게 분포돼있는 데서도 잘 드러나 있다.

그러나 이번 개각은 여권내부에서조차 거론된 전면적 인적쇄신 요구에도 크게 못미쳤다는 부담이 있다.
이에 따라 당정개편에도 불구하고 여권내 혼선이 계속될 공산이 크다. 더욱이 당정개편의 성격이 쇄신보다는 ‘방어적 공격’ 성격이 강함에 따라 야권과의 대립은 더욱 격해지는 등 국정운영의 환경은 오히려 악화되는 양상이다. 유임된 경제팀은 세계적인 경기악화와 여소야대라는 열악한 외부여건 속에서 국내경제지표의 악화가 계속될 경우 다음 개각카드의 주 타깃이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 seokjang@fnnews.com 조석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