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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형 펀드, 하이닉스 상한가에 ‘울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9.07 06:44

수정 2014.11.07 12:46


하이닉스반도체 주가가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자 투신권이 운용하는 인덱스펀드·차익거래펀드 등 일명 ‘시스템형 펀드’들이 남모르는 ‘속앓이’를 하고 있다.하이닉스 덕분에 주가지수는 더이상 내리지 않고 있는 반면 이들 펀드들이 주가지수를 모방해 만든 포트폴리오(바스켓)에 편입된 다른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주가는 줄줄이 내림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펀드수익률이 주가지수(인덱스)를 따라가야 할 인덱스펀드들은 주가지수보다 부진한 수익률로 울상을 짓고 있으며, 차익거래펀드도 차익거래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7일 현재 투신권에서는 대한투신 현대투신 LG투신 등 대형 투신사를 비롯, 유리에셋자산운용 제일투신 등 10여개 투신사들이 인덱스펀드나 차익거래펀드를 운용하고 있다.그러나 이들 대부분 운용사들은 바스켓을 구성하면서 하이닉스반도체 등 현대그룹주들을 편입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으로 알려졌다.다른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비해 부도위험 등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투신권은 특히 최근 하이닉스의 법정관리설이 불거져 나오자 대부분 편입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증권 구돈완 선물옵션팀장은 “하이닉스가 시가총액 24위로 시장에서 꽤 높은 시가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대부분 펀드는 현대그룹 관련주식을 바스켓에서 제외했기 때문에 펀드가 인덱스인 지수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현대투신 이광우 선임펀드매니저는 “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율이 0.5% 정도 된다”며 “하이닉스가 상한가를 치게 되면 바스켓과 주가지수 사이에 보통 0.1%정도의 트레킹 에러가 발생한다”고 말했다.실제로 업계 펀드매니저들은 하이닉스 주가가 최근 4일 중 3일동안 상한가를 치는 바람에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이 주가지수보다 약 0.3∼0.4%나 적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차익거래펀드도 마찬가지 신세다.차익거래펀드는 실제 주가지수와 지수선물간의 차이를 이용, 무위험 차익거래를 통해 이익을 실현하도록 돼 있다.그러나 이 역시 인덱스펀드와 똑같은 바스켓을 사용하기 때문에 차익거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차익거래펀드의 경우 보통 0.2%정도의 차이가 발생하면 매수차익거래나 매도차익거래를 시도하지만 하이닉스반도체로 인해 0.2%이상의 트레킹에러가 발생하는 바람에 차익거래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한 투신사 펀드매니저는 “최근 3일동안 매일 0.1%만큼의 마이너스 트레킹에러가 발생했다”며 “그러나 당장 바스켓을 바꿀 수도 없어 하이닉스주가가 조정을 보이기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jgkang@fnnews.com 강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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