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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먹구름 걷힌다]하반기 경기회복 청신호


“시간을 갖고 지켜봐 달라.”

이는 대우자동차와 현대투자신탁 매각 협상과정에 참여한 정부와 채권단 관계자들이 협상진행과정을 묻는 기자들에게 가장 많이 했던 말이다.

당초 6월말에서 8월말로, 다시 9월말로 약속했던 시한이 몇번이나 미뤄지긴 했지만 이들 기업의 처리는 이번 주를 고비로 종착역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대형 부실기업의 처리방향이 속속 정해지고 지난 6월부터 시작된 기업 상시퇴출작업에도 가속도가 붙으면서 4·4분기 이후 경기 및 금융시장여건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 상시퇴출심사 가속화=지난 1·2차 심사에서는 1544개 심사대상기업중 592개사의 처리방향이 확정됐다. 하지만 이중 법정관리,화의,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대상 기업이 514개사로 심사대상 기업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따라서 일반기업들에 대한 퇴출심사가 본격화되는 것은 이번 3차심사부터다. 3차 심사에서는 여신규모가 500억원이 넘는 비교적 큰 규모의 기업들이 다수 포함되고 심사대상 기업수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별 채권금융기관들은 자체 신용위험평가를 통해 심사대상 기업들에 대한 처리방향을 거의 확정한 상태며 채권단간 합의라는 요식절차만 남겨두고 있다”며 “3차 심사에선 지난 1·2차 심사 때와 달리 일반기업들이 대거 포함되는 만큼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인 구조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실 빅3’ 처리도 이번주중 윤곽=지난 9일 현대증권이 미국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 ) 컨소시엄측이 제시한 신주인수가격 7000원 요건을 받아들임에 따라 현대투신 및 현대증권 매각협상은 사실상 완전 타결국면에 접어들었다. 또 대우자동차와 하이닉스 반도체 처리문제도 이번주중 결판이 날 전망이다.

또 정부와 제너럴모터스(GM)간의 대우자동차 매각협상도 인천 부평공장 문제를 제외하곤 대부분 쟁점에 의견 일치를 본 상태로 정부와 채권단 관계자들은 이번주내 매각계약체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하이닉스처리와 관련해선 회생지원의 걸림돌이었던 산업은행의 신규지원분을 외환은행과 한빛은행 등이 추가로 분담하겠다고 나서면서 채권단간 협의가 당초 예상보다 용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국정감사 일정 등을 고려, 하이닉스 처리는 오래 끌지 않고 최대한 조속히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우차 협상후 추가손실분담 불가피=정건용 산업은행 총재는 10일 “대우차 협상이 어떤 식으로 끝나더라도 채권은행들의 추가손실분담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총재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채권은행들이 갖고 있는 대우차 여신 총액이 12조원에 달하고 있으나 협상이 끝난뒤 환입(매각대금중 돌려받는 돈)은 없을 것”이라며 “채권단이 추가비용을 분담해서라도 대우차 매각협상을 종결짓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총재는 대우차 매각협상을 위한 양해각서가 체결되더라도 추가적인 문제제기가 뒤따를 가능성은 크다고 밝혔다.


◇시장 되살아날까=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 회생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해온 것이 부실기업 처리 부진으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 문제였다”며 “대형 부실기업이 정리로 시장 투명성이 제고됨으로써 증시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한 국내 증시 활성화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

또 대우자동차와 현투매각과정에서 ‘헐값 매각’ 시비가 불거지고 하이닉스에 대한 지원을 ‘특혜’라고 보는 해외투자가들의 시각이 상존하고 있는 점도 시장의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게 하는 요인이다.

/ djhwang@fnnews.com 오미영 황대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