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위기 불러오는 일본 주가폭락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9.11 06:45

수정 2014.11.07 12:44


도쿄주식시장의 닛케이 평균주가가 1만엔선 붕괴위기에 놓여있다.
10일 17년만에 최저치인 1만195로 떨어졌던 닛케이 평규주가는 11일엔 다소 반등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증시가 회복되지 않으면 1만선 붕괴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실정이다.경제전문가들은 일본경제의 위기가 주가에서 시작된다고 말하고 있을 정도다.

닛케이지수가 폭락하고 있는 것은 일본경제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올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또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실업률은 5%로 전후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무역흑자도 급감하고 있고 산업활동지수도 지난 89년 이후 최저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일본경제가 디플레이션 징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일본은행이 발표한 8월 도매물가는 전월보다 0.1% 떨어져 11개월 연속 하락했다.계속되는 물가하락은 물가가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소비지연효과를 유발하고 있다.이는 소비감소는 물론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생산을 감축케 만들며 실업자를 증가시키고 있다.

한편 일본의 주가하락은 은행과 생명보험회사들이 보유한 주식을 부실채권으로 전락케 해 금융기관을 부실하게 만든다.또한 주가폭락은 자산의 마이너스효과로 소비를 위축시키고 기업의 투자마인드를 얼어붙게 한다.이것은 다시 주가를 하락하게 하여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게 만든다.

일본의 디플레이션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일본 정부가 인플레이션 현상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많았다.즉 통화공급을 늘리고 정부지출도 확대해 수요를 촉발시키자는 것이다.‘인플레이션 목표제’를 채택하자는 의견까지 나올 정도다.

그러나 디플레이션 징후는 제거되지 않고 있다.일본은행이 지난 3월 ‘제로금리’ 정책으로 복귀하고 그것도 모자라 8월에는 통화공급량을 크게 늘렸지만 시장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정부지출 확대도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일본정부는 버블붕괴 후 120조엔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지만 구조개혁은 제대로 된 것이 없고 국가부채만 눈더미처럼 불어났다.따라서 정부지출 증대를 통한 경기부양도 어렵다는 것이다.경제체질은 약해질 대로 약해졌는데 이를 타개할 정책수단이 고갈된 상태라는 것이 일본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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