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묵은 감정 털어낸 화합의 자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9.11 06:45

수정 2014.11.07 12:43


‘묵은 감정을 이 자리에서 훨훨 털어냅시다.’

올들어 서로 ‘감정섞인 분쟁’에 돌입했던 한화·대림,현대자동차·포철의 총수들이 11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창립 4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손을 맞잡고 화해했다.

이날 리셉션 행사가 열린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의 다이너스티홀. 내외 귀빈을 맞이하느라 전경련 회장단 10여명이 가로로 늘어서서 들어오는 손님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이 일부러 바로 오른편에 서있던 현재현 동양 회장과 슬며시 자리를 바꾸면서 김회장 바로 옆에는 이준용 대림 회장이 서게 됐다. 지난 6월 한화와 대림은 서로 50%씩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여천NCC의 파업 해결 과정에서 심각한 ‘사사(使使)갈등’을 빚었었다. 당시 대림 이회장이 급기야 김회장에게 만나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요지의 일간지 호소문까지 내자 두 그룹간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졌었다.


이날은 한화 김회장이 먼저 대림 이회장의 손을 잡았다. 두사람 사이에 어색한 웃음이 흐르기도 했지만 서로 손을 맞잡고 오해를 풀기 위한 대화를 나눴다. 이날 리셉션에 앞서 열린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도 김회장은 가장 먼저 대림 이회장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고 전경련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이회장을 깍듯이 선배로 모시려는 김회장의 태도가 역력했다”고 전했다.

자동차 강판용 핫코일 공급을 둘러싸고 벌어진 ‘철강 분쟁’으로 감정 대립이 잦았던 현대자동차와 포철 총수간 화해도 이어졌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유상부 포철회장 사이에 서있던 손길승 회장이 ‘중간 사다리’역을 맡았다.
손회장이 두사람의 손을 꼭잡고 악수를 유도하자 두 사람은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두사람은 이후에도 수차례 손을 잡고 이야기 꽃을 피우는 등 묵은 감정을 털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전경련 관계자는 “창립 40주년 행사장이 총수간 화해의 장이 됐다”며 “재계의 화합 분위기가 앞으로 무르익을 것”이라고 말했다.

/ shkim2@fnnews.com 김수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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