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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테러 대참사-국내경제 파장]실물경제 타격…경기회복 지연 우려

박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9.12 06:45

수정 2014.11.07 12:42


미국에 대한 테러는 국제금리 상승과 달러 약세, 유가급등 등으로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수출감소와 물가상승, 성장률 저하라는 고충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모건스탠리 등 이번 사태로 치명적인 타격을 받은 국제 투자은행 등과 거래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매각협상 등에 차질이 빚어져 국내 기업 구조조정도 적지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실물 요동친다=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사태가 무력충돌로 이어지고 전세계적인 금융공황이 지속돼 미국 경기가 추가로 1%포인트 하락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은 적지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특히 미국 증시의 혼란상황이 조기 수습되지 않을 경우 주말 이전에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의 증시 투자자금 73조원중 7∼8%(약 5조원)가 일시에 빠져나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금융주와 해외매각 기업 관련주,보험주 등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세종증권은 금융,항공운송업체,원자재 비중이 큰 업종,대비 수출의존도가 높은 반도체와 전자부품 업종의 약세가 예상된다고 이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실물부문도 심각한 침체를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전체수출의 51.5%를 차지하는 자동차,정보통신,반도체,철강,조선,석유화학 등 6개부문은 대미수출의 62.1%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감소에 따른 가동률 저하와 해고 등의 몸살을 앓을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시장 또한 투자자들의 위기의식에 따른 현금보유 선호 경향이 강화됨에 따라 유통시장에서의 거래량이 급감해 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약세를 돌아섰다. 원화 강세는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우리경제에 반가운 손님은 아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주말 전에 달러당 1250원 아래까지 환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성장률하락과 경기회복 지연=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당초 예상보다 0.5∼0.8%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계산도 있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부원장은 “미 테러사태에 따른 미국의 경기침체와 고유가로 인해 GDP 성장률은 전망치 3.8%에서 3.0∼3.3%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내년도 전망 역시 당초 4.7%에서 3.5∼3.9%로 떨어질 것이라는 게 현대연구원측의 관측이다. 그는 “미국의 보복에 따른 특정지역의 국지적 전운이 확대될 경우 유가상승을 초래하고 이는 곧 물가자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대우자동차와 하이닉스반도체, 현대투신 등 매각대상 기업들의 협상이 주로 미국 기업들과 진행되고 있어 이번 사태가 기업구조조정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박사는 “미 테러사태는 결국 우리나라 거시경제의 수단이 고갈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이번 사태는 수출과 금융정책에까지 큰 부담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이영원 연구위원은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와중에 발생해 특히 소비와 투자심리의 악화로 인해 경기 회복에 제약을 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이영원 연구위원은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와중에 발생해 특히 소비와 투자심리의 악화로 인해 경기회복에 제약을 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john@fnnews.com 박희준 민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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