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산업단지 내일을 조명한다] 천안·아산 산업단지(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9.13 06:45

수정 2014.11.07 12:42


천안산업단지에서 국도를 따라 1시간여 달리면 아산만을 끼고 아산국가산업단지가 한창 둥지를 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바다위로 시원스럽게 뻗어있는 서해대교는 아산단지의 동맥구실을 하고 있다. 7.5Km에 이르는 서해대교 양 옆으로 경기 평택시에 위치한 ‘경기포승지구(208만평)’가 들어서 있고,맞은편 충청남도 고대리와 부곡리 부근에 각각 ‘충남고대지구(67만평)’와 ‘충남부곡지구(94만평)’가 조성돼 있다. 이 3곳이 합쳐져서 370만평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아산국가산업단지를 형성하고 있다.

아산단지는 공단에서 경부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에 바로 진입할 수 있도록 완벽한 도로망을 갖추고 있고 아산만을 따라 연간 6200만t의 하역능력을 갖춘 항만을 건설중이다. 또 포승공단은 하루 5만8000t,고대·부곡공단은 하루 2만6000t의 하수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동북아무역의 ‘허파’=국내 어느 공단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천혜의 입지조건을 갖춘 아산단지. 지난 99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해 입주업체가 고작 13개에 불과하지만 동북아 무역의 허파를 자처하고 있다.이 단지를 관리하는 한국산업단지공단 아산지사의 김기환 지사장은 “이곳은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대기업의 공장신설이 가능하다”며 “머지않아 세계무역의 교두보로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산단지가운데 경기포승지구내 3350평의 부지를 확보하고 지난 5월에 입주한 베크라이트 전문업체인 유원의 한 관계자는 “인천 공업지역에 있다가 아산으로 이주했다”며 “인천지역에서 평당 200만원이 넘는 임대료를 내다가 이곳에서 평당 43만원에 분양 받아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62년 설립돼 40년동안 베크라이트만 생산해온 벤처기업이다. 베크라이트는 전자제품 등에 들어가는 회로기판을 제조할 때 사용되는 소모품의 일종으로 용도에 따라 쓰이는 제품이 매우 다양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베크라이트는 주로 전기절연이나 기계가공용으로 사용된다”고 설명하고 “유원은 2년전메라민 백업보드 개발에 성공, 현재 이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라민 백업보드 역시 베크라이트의 일종으로,인쇄회로기판(PCB) 제조시 백보드로 사용하는 제품이다. 유원에서 이 제품을 개발하기전까지는 전량 수입에 의존했기 때문에 수입대체효과가 매우 큰 편이라고 이 회사 관계자는 덧붙였다.

◇물류기업 입주 유리=아산단지에는 유원과 같이 올해 입주한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공단내 도로를 따라 드문드문 건물이 들어서있고 일부 건물들은 한창 공사 중이었다. 사실 건물보다 빈땅이 더 많았다. 그러나 해안으로 접어들면 상황이 달라졌다. 시설을 갖춘 항만뒤로 거대한 탱크가 촘촘히 늘어서 있다.

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대부분 석유와 동식물기름 등 저장을 필요로 하는 탱크터미널 업체들이 해안을 따라 입주해있다”며 “항만과 도로망을 고루 갖추고 있어 물류기업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입지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경기포승지구 해안에 1만2000평 부지를 확보하고 저장탱크를 설립한 두영산업의 경우도 오일보관을 주로 하는 업체다. 타이거오일의 자회사이기도 한 두영산업은 타이거오일이 수입한 원유을 탱크에 보관하는 일을 주업으로 하는 한편 수송전단계까지 책임을 진다. 이 회사 홍만의 이사는 “이곳은 탱크터미널 업체들이 입주하기엔 최적”이라며 “앞으로 동북아 탱크터미널 기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이곳에는 두영산업 외에도 한일탱크터미널 등 탱크임대사업자들이 이미 부지를 확보하고 들어서있다.


산업단지공단 김기환 지사장은 “IMF 외환위기로 인천제철 등 굵직한 대기업들이 입주를 유보하고 있어 단지가 다소 썰렁한 분위기지만 입지조건이나 분양조건이 매우 좋은 편이어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단 이곳에는 염색?^피혁 등과 레미콘?^아스콘 등의 업종은 입주할 수 없다.


아산산업단지가 동북아 무역의 중심기지로 부상하기를 기대해본다.

/윤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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