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車 보험료 인하경쟁-어느 손보사가 좋을까]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9.14 06:45

수정 2014.11.07 12:42


지난 8월1일 자동차보험료 완전자유화가 실시된 후 손해보험사들의 ‘차 보험료’ 인하경쟁이 불붙었다.

손보사들은 그동안 숨겨온 보험료 체계를 공개하면서 고객잡기에 나섰다. 특히 중하위권 보험사들은 높은 할인율을 제시하며 차보험 완전자유화를 시장확대의 호기로 삼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보험료가 연령별, 성별, 결혼여부, 지역별 등으로 세분화되고 보험사별로도 보험료가 천차만별이 되고 있다. 또 예전에는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를 유용하게 활용했으나 이제는 보험사가 이들 사이트에 가격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일일이 발품을 들여야만 가격을 알 수 있게 됐다. 특히 자유화 이후 자동차 보험료가 수시로 바뀌고 있어 특정 보험사가 유리하다고 딱히 잘라서 말할 수도 없게 됐다.


소비자로선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게 됐지만 그만큼 현명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특정층을 잡아라=금감원에 신고한 자동차보험 가격체계를 보면 최초 가입자는 쌍용화재, 신차 구입자는 동부화재, 2년차 가입자는 현대해상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보험료가 싼 것만으로 가입을 결정하기보다는 사고시 보상시스템이나 긴급출동 등 각종 부대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쌍용화재는 처음 차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을 목표로 잡았다. 대부분 손보사의 최초 가입자 할증율이 60%인데 쌍용화재는 이를 40%로 낮췄다. 1500cc급 소형차를 처음르로 산 30대 직장인(출·퇴근용, 가족운전특약가입)의 경우 현재 연간 135만9000원인 보험료가 8월부터 91만원으로 4만5000원 싸진다. 다른 보험사에 비해 최고 27만5000원이 싸다는 것이 쌍용화재의 설명이다.

현대해상은 2년차 보험가입자의 보험할증율을 15%로 낮췄다. 최초 보험을 현대해상에 가입한 사람에게 2년차까지 할인혜택을 제공해 장기계약자로 유지시킨다는 전략이다. 나머지 보험사들은 2년차 보험료 할증이 120∼130%인 것을 고려하면 현대해상은 2년차 가입자의 경우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신차구립이 많은 26∼29세 젊은층의 보험료를 2∼3%할인해 준다.

동부화재는 출고된지 2년 이내 신차에 대해 자기차량손해담보의 보험료를 24% 내렸다. 신차 가입자는 교통사고 위험이 낮다는 자사 통계에 따라 보험료 할인혜택을 제공해 신차 구입자에 대한 판매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61세 이상 가입자의 레저용 차량에 대해서는 보험료를 4.5% 내린데 이어 추가로 4.5%를 더 내리기로 했다.

LG화재는 26∼29세 가입자에 대해 전 차량의 보험료를 5∼7%, 30∼60세 가입자는 2∼3% 내렸다. 특히 이 연령층에는 차종에 따라 최고 10%인하혜택을 받는 고객도 많다는 것이 이 회사의 설명이다. LG화재는 배기량 2000cc를 넘는 중형차를 운전하는 61세 이상 가입자에 대해서도 5∼7%보험료를 내렸다.

그러나 보험사마다 집중공량 계층을 달리 잡아 공략하기 시작했지만 업체간 과열경쟁이 벌어질 것을 염려해 정확한 인하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가입자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가입자들은 내게 딱 맞는 자동차 보험을 위해 발품을 팔아야 저렴한 보험료와 함께 확실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차보험 부대서비스도 꼼꼼히 챙겨야= 자동차보험료 자유화로 인한 가격경쟁에 이어 차량 정비 등을 무기로 한 손보사간 서비스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따라서 자동차보험 가입자는 자신이 가입한 손해보험사를 통해서 차량정비는 물론 부품 구입, 승용차 렌트 등 각종 서비스도 꼼꼼히 따져가며 보험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동안 손보사들의 차량에 대한 서비스는 운행중 경미한 고장이 발생했을때 이를 처리해 주는 ‘긴급출동서비스’가 고작이었다. 그러나 삼성, 현대, 동부 등 대형 손보사는 최근 전국적인 차량정비 서비스망 구축작업에 돌입하는 등 주도권 확보경쟁에 나섰다.

손보사들이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가며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에 대한 서비스 수준을 한차원 높이려는 것은 가격자유화 조치로 시작된 가격경쟁은 분명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결국 자동차보험 시장의 강자로 남기 위해서는 서비스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화재의 경우 이미 지난해 중대형 정비업소를 연계해 구축한 ‘애니카랜드’의 체인망을 현 400개에서 올해말까지 1000여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서 현대해상은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정비를 맡고 있는 ‘그린카서비스’와의 업무제휴를 추진중이다. 현대해상은 올해말까지 전국 1200개업소(현재 900여개)로 확대되는 ‘그린카 서비스’와 제휴할 경우 다른 보험사 보다 먼저 전국 단위의 차량 정비 서비스를 제공,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화재도 최근 호주의 손해보험사인 NRMA사를 벤치마킹 하기 위해 실무진을 파견하는 등 서비스 강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올해말까지 600여개의 정비업소와 제휴하는 한편 부품대리점, 폐차업소 등과도 연계, 자동차에 관한 모든 서비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는 것.

삼성, 현대, 동부 등 대형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서비스 강화 계획의 골자는 ‘차량정비에서 폐차까지’전 과정을 손보사가 직접 중개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업계의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만 취급하는 단종보험사까지 등장하게 되면서 그야말로 자동차보험시장은 무한경쟁에 돌입했다”며 “보험도 소비재인만큼 보다 양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는 합리적인 소비패턴을 통해 소비자 스스로 소비권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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