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수출 이대로는 안된다-시장정보도, 전문가도 없다] 장기적인 정보 수집 절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9.16 06:46

수정 2014.11.07 12:41


미국의 테러참사로 대미수출 비중이 높은 품목의 수출중단사태가 빚어지는 등 무역업계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미국의 테러범 강력응징 방침이 발표되면서 보복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전세계 75개국 소재 해외무역관에 신변 안정대책을 지시했을 정도다. 16일 부분적으로 미국행 항공편 운항이 재기됐지만 미국 세계무역센터 소재 세관본부가 파괴돼 상당기간 인근지역으로의 수출입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이러한 위기 상황일수록 신속 정확한 해외시장정보 및 전문가의 역량발휘는 수출입 정상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최근 한국무역협회가 수출업체 205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해외 마케팅의 애로점으로 해외시장정보부족(40.7%)이 가장 컸으며, 다음으로 무역전문인력부족(24.7%), 자금난(15.9%) 순으로 나타났다. 무협이 지난 상반기중 수입규제로 해외에서 제소당한 경험이 있는 2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반덤핑 등 규제제소를 당한 국내 업체중 27%가 해외시장정보와 전문가 부족 등으로 전혀 대응에 나서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수입규제에 적극 대응하지 않는 업체는 대부분이 중소기업으로, 이들은 규제조치 발동 후 제소국에 대한 수출을 아예 포기하거나 제3국 수출, 내수판매로 판매전략을 전환했다.

◇지원기관의 시장정보 제공능력 부족=수출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필요한 지원정책으로 매번 지적되는 사항은 해외시장정보 부족이다. 실제로 지난 5월중 산업자원부가 종업원 100인 이상을 거느린 중견 부품·소재기업 1299개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시급한 수출관련 정책과제로 42.7%가 ‘시장정보제공’이라고 답했다.

산업기계를 수출하는 A사 한 관계자는 “미국 테러사태 이후 11만달러 규모의 수출품목을 선적하지 못했다”며 “현지 사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보를 전혀 얻지 못해 마냥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벤처기업 B사 관계자는 “평소 해외시장 정보에 접근하는 것조차 힘들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며 “KOTRA가 제공하는 해외시장정보는 전문성 없이 대개 시장전반에 걸쳐 일반적인 내용만 기술돼 있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 관계자들은 KOTRA가 사업에 투입하는 인력과 시간을 더 늘리고 부족한 예산을 강화, 무역업체를 실질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 강원 부회장은 “해외시장 정보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수집과 분석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는 세계 각국의 시장정보를 상시 제공해 주는 종합정보센터를 설치 운영해 중소기업들의 낙후된 정보수집 능력을 제고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무역전문가 양성 시급하다=무역업 설립이 완전 자유화되면서 무역업 창업은 급속히 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무역전문인력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느끼고 있는 수출의 또 다른 애로요인은 해외시장 감각을 갖고 있는 전문인력이 절대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상당수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수출시장에 대한 경험도 없을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 접근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수출가능성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원종근 국제지역대학원장은 “우리경제에 있어서 무역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며 “감각이 없는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자극시켜 수출시장에 눈뜨게 하고 감각을 배양, 수출실무에 능통하게 하는 것이 향후 우리수출진흥을 위해 필요한 과제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 경희대학교 김중수 교수는 “기업들이 생산하는 제품이 양보다는 질로써 승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하지만 통상교섭본부가 외교통상부로 옮겨가면서 산업자원부가 지니고 있던 전문인력이 모두 사라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편 종합상사 관계자는 “해외시장 정보와 전문성이 부족한 중소기업 수출지원을 위해 중소기업과 종합상사를 연계, 활용하는 방안을 제고시킬 필요성이 있다”며 “미국 테러사태와 같이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중소기업 입장에선 위기관리를 할 수 있는 전문가가 부족하기 때문에 조직력이 뛰어난 종합상사와 연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 hsyang@fnnews.com 양효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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