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fn 이사람-새한 필터사업팀 박제성 대리] 잠자는 시간 빼곤 정수기 생각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9.17 06:46

수정 2014.11.07 12:40


‘정수기 박.’

㈜새한 필터사업팀 박제성 대리(33)는 사내에서 이렇게 불린다. ‘밥먹는 시간만 빼고는 정수기에 대한 생각에 푹 빠져 산다’고 할 만큼 정수기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정수기 관련 특허만 4개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멤브레인 필터만을 생산하던 새한이 지난해 말 유아용 정수기 ‘아기샘물’을 개발,정수기 사업에 진출하는 데도 큰 공을 세웠다. 동료들과 함께 1년 8개월의 연구 끝에 일반 정수기에 자외선 살균기능 등을 추가한 유아용 정수기를 직접 설계·제작한 것이다.

“어느 민간연구소에서 내놓은 ‘21세기 유망산업’ 보고서를 봤는데 유아용 제품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런 와중에 새벽에 일어나 아내 대신 딸아이의 분유를 타는데 온도나 물의 양을 맞추기가 보통 어려운 게 아니었습니다.
거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거죠.”

박대리가 고안해낸 유아용 정수기는 분유타기에 알맞은 온도와 물의 양을 자동으로 맞춰주는 것은 물론,뜨거운 물을 부었을 때 우유병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호르몬을 방지하고 영양소 파괴를 억제할 수 있는 것이 장점. 아직 시장진입단계여서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하고 있지만 홈쇼핑채널 등에서는 대단한 호응을 얻고 있다고.

실제로 새한의 유아용 정수기와 함께 커온 그의 세살바기 딸(주위사람들은 ‘테스트용 아기’라고 부른다)은 다른 애들보다 키가 크고 건강하다고 한다. 그는 “내 가족,내 아이가 먹는다고 생각하니 함부로 만들 수가 없었다”며 “부가기능 하나하나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박대리는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지난 93년 새한에 입사,구미공장에서 수입대체 기계를 개발하는 업무를 담당했었다. 그러나 기술영업을 해보고 싶다는 뜻을 품고 부서를 옮겨 97년 산업용 멤브레인 필터 영업을 시작했고 이듬해인 98년부터는 가정용 정수기에 매달려왔다.


“그냥 개발만 한다는 게 너무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개인사업을 하더라도 영업부문은 반드시 배워둬야겠다는 생각도 했구요. 그래서 영업을 자원했습니다.


기회가 오면 건강과 관련된 사업을 해보고 싶다며 포부를 밝히는 박대리는 “개발만 해놓고 일이 바빠 특허출원을 하지 못한 기술도 2개가 더 있다”며 정수기에 대한 사랑을 나타냈다.

/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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