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투데이-한국유나이티드제약] “세계로 눈돌리면 130배시장 보여”

임호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9.17 06:46

수정 2014.11.07 12:39


한국인이 설립한 다국적제약기업으로 잘 알려진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강덕영 사장(54). 그는 제약업계에서 좀 특별한 인물로 통한다. 세일즈맨 출신으로 지금의 전문경영인(CEO)이 되기까지의 입지전적 이력이 그렇고, 불황기의 투자는 위험하다는 상식을 뒤엎고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모험심이 그렇다.

그가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IMF 외환위기 당시 설립했던 중앙연구소는 원료의약품 합성과 신약기술의 전초기지가 되고 있다. 현재 전임상시험을 진행중인 간암진단시약 등 2개의 과제 이외에도 오는 2003년까지 총 8개의 합성신약기술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98년부터 잇따라 설립한 베트남 및 필리핀지사, 미국 앨라배마주 자회사, 미얀마지사 등은 해외시장 공략의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미 착공에 들어간 미국공장과 베트남공장, 요르단 공장 등이 오는 2003년부터 완제의약품 생산체제를 갖추면 유나이티드제약은 명실공히 한국인이 일군 세계인의 다국적제약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사장은 강조한다.


그는 “미국공장은 내년 1월부터 가동해 일반의약품(OTC)제품과 건강식품을 생산하게 된다”며“베트남공장과 요르단공장은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나이트는 창립 이후 단 한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직원을 감원한 일도 없다.

강사장의 이런 경영능력은 어디에서 나올까. “우리 회사의 각 사무실에는 ‘불굴의 개척정신’이라는 글귀가 붙어있습니다. 이것은 전직원, 특히 신입사원 교육 때 가장 강조하는 말이죠.”

“10년간 제약업체 영업사원을 하면서 한번도 목표에 차질을 빚어본 적이 없었다”는 강사장의 이런 인생철학에 이 회사의 탄탄한 경영구조를 엿볼 수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 때문에 못한다’는 ‘비코스 오브(because of)’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낸다’는 ‘인 스파이트 오브(in spite of)’정신을 갖는 것”이라는 강사장은 “영업사원시절에는 적어도 거래처를 뚫기 위해 한 병원을 10번 정도 찾아다녔다”고 세일즈맨 생활을 회고했다.

의약분업에 대한 유나이티드제약의 대응전략을 묻는 질문에 강사장은 “분업시대는 처방권(약선택권)을 가진 의사의 손끝에서 회사의 미래가 영향을 받는 만큼, 좋은 약?^오리지널약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 우리약을 처방하게 하고, 우리브랜드로 수출하는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를 정착시키기 위해선 “연구개발(R&D)이 중요하다”고 전제한 후 “현재 스타틴계 고지혈증 치료제 합성공정을 개발 중에 있다”고 밝혔다. 현재 유나이트제약은 올해 8월부터 2004년 7월까지 정부 출연금을 비롯해 총 30억원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의 수입대체효과를 확대하기 위해서 자체적으로도 매년 총수입액의 10%를 투자할 계획이다.

강사장은 요즘 중국에서 불어오는 한류열풍을 기업 마켓팅에 최대한 활용한다는 목표 아래 10월 중순부터 중국 TV에서 방영할 안재욱 출연 CF를 최종 점검하는 등 여느때보다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최근 종합영양제 홈타민을 중국과 500만달러(약 65억원)어치 수출계약을 했다”며 “한류열풍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10만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탤런트 안재욱을 모델로 한 TV광고를 이달부터 중국 전역에 방영할 예정”이라고 중국 시장개척에 자신감을 보였다.

강사장은 이어 이번 수출계약은 완제의약품 수출물량으로는 국내 제약기업 사상 최대규모고, CF방영은 우리회사의 인지도제고에 큰 도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로 눈을 돌리면 130배의 시장이 보인다.” 이는 강사장이 세계 각지의 거점마련에 집착하는 이유중 하나다. 유나이티드제약의 지난해 매출총액은 419억원(수출 122억, 성장률 26.4%), 올해 목표는 650억원(수출 200억원, 성장 률 55.2%)이다. 강사장은 “지금처럼 흑자행진을 계속하면 올 연말쯤 수출목표 1200만달러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자신한다.

그런 그에게도 뼈아픈 아픔이 있었다. 지난 87년 부도를 낸 희락제약을 인수하여 지금의 회사를 설립, 본격적인 의약품제조업에 뛰어들었지만 94년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GMP)의무화’라는 정부 조치는 그에게 큰 시련이었다. 설비자금융자에 따른 금융부담은 커지고, 내수시장은 과열되어 의약계 사정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때 돌파구로 삼은 것이 수출이었다. 당시 완제의약품 수출은 대기업도 엄두를 못내던 시절이었다. 수입대상국 보건당국의 등록절차를 거치는데만 2년반이 걸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었다’는 그의 신념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우리회사는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자계 제약사의 반대 개념입니다. 해외에 진출해 한국인이 주인인 다국적기업을 실현하는 것이죠. 그래서 가장 보편적인 ‘유나이티드’란 이름을 사용했지요.”

강사장은 제약회사가 다국적기업화해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 후 “처음엔 항암제나 항생제 등 의약품생산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원료의약품을 기초로 수직계열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세계 각지에 현지공장을 세워 한국제약의 뉴트랜드를 선도해 갈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어 “다국적 기업은 세계의 모든 인적·물적자원의 효율적 활용은 물론 국가간 상호의존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의 목표는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 500조원에 달하는 세계 제약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강사장은 거듭 강조했다.

지난 96년에는 ‘수출 100만불탑’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99년에는 ‘수출 500만불탑’을 수상했다.
올 연말에는 ‘수출 1000만불탑’을 수상하게 된다.

베트남에서 아프리카까지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는 세일즈맨 사장. 강사장은 “오는 2008년까지 1조원 수출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다짐한다.
그에게서 한국제약기업의 희망을 본다.

강덕영사장 약력

▲47년생
▲한국외대 무역학과 졸업
▲한국외대 무역대학원 졸업
▲동화약품 입사
▲연합 메디칼 상사 설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설립
▲100만달러 수출탑 수상
▲500만달러 수출탑 수상
▲21세기 국가발전위원회 국정자문위원
▲보건산업진흥위원회 보건의료분과위원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이사

/ ekg21@fnnews.com 임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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