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美 테러전쟁 돌입-유가]전쟁 강도·기간에 따라 유동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9.19 06:47

수정 2014.11.07 12:38


전쟁의 강도와 기간에 따라 유가상승 폭과 기간이 달라지겠지만 대체적으로 유가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전쟁이 이라크 등 중동국가들로 확전돼 장기화할 경우 원유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유가상승 폭이 커지고 고유가 기조가 길어져 우리 경제에 과거 ‘오일쇼크’의 악몽이 되살아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윤호 LG경제연구원장은 미국의 군사보복이 단기간에 끝날 것으로 보는데, 그럴 경우 국제유가는 심리적 불안 때문에 일시적으로 배럴당 30달러 이상 급등했다가 바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원장은 그러나 원유수요 성수기인 동절기가 가까워지고 원유재고도 평년 수준을 밑도는 상황이어서 국제유가가 일시적으로 배럴당 40달러 이상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상승 폭이 클 경우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성장률의 추가 하락과 함께 경기회복 시기도 내년 3·4분기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강봉균 한국개발연구원장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해도 기간이 짧고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지 않아 유가는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미국과 아프가니스탄간 전쟁이 조기 수습될 경우 유가가 안정세를 보여 국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미약하겠지만 장기전이 될 경우에는 유가가 5달러 이상 올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과 기업채산성 악화를 초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좌원장은 이에 따라 안정적인 원유 공급선 확보 여부를 점검하고 단기적인 원유수급 불안요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중웅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전쟁 양상이 국지적이라 하더라도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즉 당장 정세 불안으로 유가가 크게 뛰어오르고 중동수출마저 부진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다시말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원유를 증산하겠다고 했으나 아랍계가 반미로 돌아서 공급량을 늘리지 않을 경우 유가가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는 게 그의 논리다.
김원장은 그러나 전세계 경기가 침체를 면치 못하는 데다 이같은 추세가 길어지면 기름 수요가 줄고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는 유가가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원유는 대개 선물계약이므로 올해 수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고 내년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연구소들은 한결같이 국제유가 상승은 에너지사용 비중이 높은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을 크게 낮추고 상대적으로 내수비중이 큰 자동차와 철강은 급격한 내수 위축을 초래하겠지만 정보통신, 반도체, 조선, 건설은 비교적 영향이 작을 것으로 예측했다.

/ msk@fnnews.com 민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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