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산업단지 내일을 조명한다] 경북 구미산업단지(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9.20 06:47

수정 2014.11.07 12:38


구미단지 수출입업체의 지난해 무역수지 흑자액은 49억700만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 총 흑자액 121억2900만달러의 40.5%를 차지했다. 대구세관을 통해 이룬 무역수지 흑자액 36억2600만달러까지 합치면 85억3300만달러로 대구와 구미지역에서 달성한 무역수지 구성비가 전국 총액대비 70.4%에 달해 최대 외화획득 단지로 떠올랐다. 이는 수입물량의 대부분이 수출을 전제로 한 원자재이기 때문이다.

구미단지 업체의 무역수지 흑자는 유럽이 19억8300만달러로 최고를, 미국 7억1600만달러, 동남아 7억9100만달러, 중국 8억8500만달러, 홍콩 7억1200만달러, 기타지역 19억7400만달러다. 반면 일본시장에서는 21억540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애니콜 신화= ‘대박’을 터트린 애니콜의 신화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구미단지 중 1단지에 공룡처럼 버티고 선 삼성전자가 세계 휴대폰시장을 주무르고 있다.
무선통신 분야의 1세대인 GMS는 이미 세계 유수 기업들에게 1,2,3위 자리를 내줬지만 2세대인 CDMA의 종주국은 우리나라다. 삼성전자는 이 분야에서 만큼은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모두들 ‘죽을 지경’이라고 한숨을 내쉬는 판에 이 회사 구미사업장은 올해 휴대폰 매출액을 32억달러로 늘려잡았다. 그리고 이 목표가 거뜬히 이뤄질 것으로 보고 성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휴대폰시장에서 디자인·성능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삼성의 전략은 ‘브랜드의 최고급화’. 평범한 물건과는 아예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고가정책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이 회사 심원환 부장은 “세계 휴대폰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태여서 수요가 줄고 있다”며 “IMT2000시장을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를 놓고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심부장은 이어 “석·박사학위 소지자가 대부분인 연구원 500여명과 6500여명의 근로자가 세계 시장에서 4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GMS시장은 물론, IMT2000시장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보 전진 위한 1보 후퇴= 남구미IC를 들어서기 바로 직전 왼편에 10만평의 거대한 대우전자 구미사업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 71년 설립 이후 탄탄대로를 걸어오다 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던 대우전자. 현재 매각절차를 진행 중이어서 공장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하지 않을까 했던 염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2년여 전부터 시작된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5400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였을까.

이 회사의 TV와 VCR·모니터 자동화 생산라인은 가쁜 숨을 내쉬며 돌아가고 있었고 창고 한켠에 빼곡히 쌓인 완제품들은 세계 여행길에 오를 준비를 마쳤다.올해 매출 목표는 3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3조2000억원 보다 더 늘었다.

대우전자 김상일 차장은 “대규모 구조조정과 고품질, 저원가를 통한 원가절감 노력이 일단은 성공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녈(PDP)TV·액정표시장치((LCD)TV·강유전성액정(fLCD)TV 등 ‘벽걸이TV’로 불리는 차세대 초박형TV시장 선점에 뛰어든 대우전자의 행보는 무척 빠르다.
연간 20만대 규모의 생산라인을 갖춘 구미공장은 42인치 PDP TV를 양산한데 이어 연초에는 2만대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또 오리온전기와 공동으로 원가를 40%나 낮춘 3세대 PDP TV를 연내에 개발, 수출시장에 투입키로 하는 등 세계 PDP TV시장의 10%를 장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중부지역본부 관계자는 “구미단지 입주업체들의 해외시장 개척 성과는 상당하다”며 “그러나 전자업체를 중심으로 핵심부품의 일본 의존도가 높아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leajc@fnnews.com 이재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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