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오페라 본드’ 시기가 문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9.20 06:47

수정 2014.11.07 12:37


공적자금 투입은행의 조기 민영화의 한 방법으로 정부는 ‘선택형 교환사채(일명 오페라 본드)’ 발행 방안이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정부가 당초 내년 하반기로 잡혀 있는 민영화를 이처럼 앞당기려는 것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S&P가 조기 매각을 주문하고 있어 민영화의 의지를 내외 시장에 강하게 천명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개 이상의 주식을 담보로 발행하는 교환사채의 일종인 오페라 본드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발행자측이 미리 지정한 주식과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만약 만기가 되었을 때 주식가격이 낮으면 주식 대신 원리금을 회수하는 것도 가능하다.투자자의 선택의 폭이 큰 만큼 상대적으로 높은 프리미엄을 붙여서 발행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조흥은행과 우리금융지주회사의 정부 지분 5∼10%를 묶어서 11월에 발행할 예정인 3년만기 5억달러(6500억원)규모 채권의 옵션 프리미엄을 정부는 시가(時價)의 최고 40%까지 검토하고 있다.
주식교환 가격은 협상결과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지만 일반적으로 시가의 10∼30%선임을 생각할 때 40%의 옵션 프리미엄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과연 올 11월이 오페라 본드 발행의 적기인가에는 의문이 남는다.미국 테러참사로 크게 흔들리고 있는 세계 자본시장의 한두 달 뒤 정상 회복은 기대하기가 어려우며 따라서 ‘제 값’ 받기 또한 쉽지 않다.조흥과 우리금융 주식의 5∼10%가 5억달러(6500억원)라면 전체 주식가격은 최고 13조원에서 6조5000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두곳에 투입된 공적자금 12조1422억원(조흥 2조 7000억원, 우리금융 9조 4422억원)를 가까스로 메울 수 있거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단순한 산술적인 계산이기 때문에 반드시 옳은 결론이 못될 수도 있다.

은행 민영화 의지를 대외에 강하게 천명하는 것이 당면한 최대 과제중의 하나라면 오페라 본드 발행 또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다.
그러나 공적자금의 누수를 최대한으로 줄이는 것 또한 그에 못지 않은 과제임을 생각할 때 시장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지금이 채권 발행의 적기인지 다시 한번 신중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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