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GM시대 개막]車업계 지각변동 막올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9.23 06:48

수정 2014.11.07 12:36


르노에 이어 세계 최대 메이커 GM의 국내시장 상륙으로 그간 온실속에서 성장해온 국내차 업계는 ‘무한 경쟁시대’에 돌입하게 됐다.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예고하는 ‘GM-대우차’(가칭) 출범을 앞두고 국내 자동차시장 진로와 과제를 3회에 걸쳐 집중 분석한다.

대우차 매각에 이어 쌍용차도 새주인을 맞을 채비를 서두르고 있으나 국내 완성차업계는 일단 현대·기아-다임러, 르노삼성-르노·닛산, 대우-GM 등 3각체제로 개편될 전망이다. 국내 부품업계 역시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 확보가 발등의 불이 됐다.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이제 국산차, 수입차의 구분은 무의미해졌다. 그동안 국내시장을 주도해왔던 현대·기아차는 앞으로의 진로와 전략에 고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지각변동 막올랐다=2002년이나 2003년쯤이면 국내에서도 GM의 아스트라(준중형 승용), 자피라(소형 미니밴)나 르노삼성 브랜드를 단 닛산승용차를 어렵지않게 보게될 것이다. 국내차시장을 현대차(기아차 포함)와 3분하게 될 GM 및 르노삼성이 이때쯤이면 상당한 위상을 확보할 것이기 때문이다.

GM과 르노는 이제 더 이상 ‘외국업체’가 아니다. 이들의 차는 지금까지는 수입차로 분류돼있지만 앞으로는 국내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져 국내 브랜드로 판매되고 해외로까지 수출된다.

삼성차를 인수, 지난해 9월 르노삼성차를 출범시킨 르노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SM5에 이어 2002년 하반기중 SM은 새 차종을 잇달아 투입, 시장점유율을 오는 2003년까지 1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GM과 르노의 상승은 현대·기아차에는 시장점유율 추락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수입차 내수시장 점유율은 현재 1%도 안되지만 GM은 브랜드파워만 가지고도 시장점유율을 수직상승시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그간 과점적 지위를 누려온 현대·기아차의 ‘시장 사수’와 GM·르노의 ‘시장 잠식 전략’간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예상된다.

◇GM의 폭발력=GM은 부도 이후에도 20% 가량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해 온 대우차를 인수하게 된 만큼 향후 첨단기술과 막강한 자본력, 그리고 선진 마케팅기법을 가미, 빠르게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루디 슐레이츠 아시아태평양 사업 담당사장은 “대우차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에 있어서 대우차는 필수불가결한 존재”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시장의 점유율을 단기간에 끌어올린 뒤 대우차를 아시아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활용하겠다는 방안이다.

실제로 세계 최대메이커 GM은 한국자동차시장의 재편을 촉발하기에 충분한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GM은 지난 1931년 포드로부터 자동차업계 정상자리를 빼앗은 이래 지난해까지 70년간 줄곧 정상자리를 지켜왔다. 이종대 대우차 회장은 “이번 양해각서의 체결만으로도 5∼10% 판매증대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GM이 새 법인을 출범시킬 경우 33%에 달했던 예전 대우차 시장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3년 뒤가 관건=향후 2∼3년간 국내차시장에 큰 판도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차를 인수한 GM은 당장 국내 비판여론 및 대우차 노조 등과 힘겨루기를 거쳐야 하고 새모델을 출시하는데 최소 24개월 가량이 걸리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도 SM시리즈 모델을 반석위에 올리기까지는 적잖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응하는 현대·기아차는 대우차 체제가 유지되는 한 국내시장에서는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기술력이나 마케팅 어느 쪽에서도 밀릴 것이 없다는 것이다. 또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제휴와 유럽시장을 겨냥해 독자 개발한 ‘월드카’도 준비돼 있다.
그러나 2∼3년간의 휴지기가 지난 뒤엔 토종업체와 다국적업체간의 격전장이 될 것이라는 자동차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 js333@fnnews.com 김종수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