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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불공정과징금’의 위헌제청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를 규정한 공정거래법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한 서울고법이 직권으로 헌법재판소에 위헌 제청을 했다.작게는 ‘경제경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 위상과 불공정행위 제재 제도가, 크게는 현행 행정권에 의한 ‘처벌’의 범위와 강도를 재검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위헌제청이 곧바로 위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지만 적어도 법원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하여 위헌제청을 했다는 그 자체가 갖는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서울고법 특별6부가 과징금 부과를 규정하고 있는 공정거래법 24조의 2가 헌법에 위배될 수 있다고 본 것은 이 규정이 ‘불공정 내부거래로 경제적 이익을 얻은 기업에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고 지원한 업체에만 부과하는 것은 헌법상 이중처벌 금지 내지 과잉금지 원칙, 무죄추정 원칙, 권력분립 원칙에 어긋난다’는 데 있다.

공정위가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해 내리는 제재는 과징금 부과, 시정명령, 법위반 사실 공표, 경고 등 네가지다.이 가운데 가장 무거운 과징금 부과 때는 따로 검찰에 고발할 수도 있다.법원은 과징금을 부과한 뒤 검찰에 고발하여 형사 처벌까지 받게 하는 것은 이중처벌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실질적으로는 벌금 성격인 과징금을 법원의 최종판결 없이 공정위가 부과하는 것은 권력분립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그리고 괴징금 납부 기한을 지키지 않았을 때 가산금을 징수하는 것은 무죄추정 원칙에 어긋나므로 위헌으로 본 것이다.

과징금에 대한 위헌시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만 제기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고법은 두번에 걸쳐 ‘위헌이 아니다’라는 판결을 내린 적이 있을 정도로 미묘한 사안이다. 또 이번 위헌제청에 대해 헌재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알 수도 없다.
그러나 한가지 중요한 것은 헌재의 최종 결정과는 관계없이 현행 과징금 제도는 서울고법이 제기한 문제를 포함하여 개선 보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그것은 공정위와, 부당거래 제재의 근본 목적이 부당행위를 한 기업을 처벌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부당행위의 사전 예방에 있기 때문이다. 제재받는 측이 승복하지 못하는, 또는 승복할 수 없는 제재는 불만을 누적시킬지언정 예방을 위한 교훈적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