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임금·소비지표]물가 오름세 한풀 꺽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9.28 06:49

수정 2014.11.07 12:32


9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농수축산물 가격 하락에 힘입어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7월까지 물가상승률이 높은 수준에 머물면서 실질임금 상승은 계속 둔화되고 있다. 경기침체의 장기화 속에서 소비자들의 심리도 가라앉고 있다.

◇물가 안정국면 진입=통계청이 28일 발표한 ‘9월중 소비자물가’에 따르면 이달중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2% 상승, 올들어 처음으로 3%대로 떨어졌다. 물가상승률은 지난 1∼2월 4%대를 기록한 뒤 4∼7월 5%대로 올랐다가 지난달 4.7%로 다소 하락했었다. 전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이달 0.0%로, 94년 이후 7년만에 가장 낮은 9월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9월 물가는 추석의 영향을 받는데다 태풍피해가 잦아 매우 높은 상승률를 보여왔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8월중에 전년동기대비 4.8%였으나 1∼9월중에는 4.6%로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농수축산물 값이 전월대비 0.7% 하락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0.1%포인트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 소비자물가의 오름세가 꺾였다”고 분석했다.

주요 품목별로 보면 상추(-28.0%)와 열무(-48.1%) 값은 떨어진 반면 쇠고기(8.5%)와 배(31.5%)값은 올랐다. 공공요금은 서울시 택시요금 인상으로 0.3% 올랐고 집세(전세·월세 0.1%)와 개인서비스 요금(0.2%)도 다소 상승했다.

◇실질임금 상승 둔화=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월까지 소비자물가가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물가를 감안한 실질임금 상승폭은 계속 둔화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7월중 임금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5.1%로 지난 2·4분기 이후의 둔화세가 계속되고 있다. 7월 임금상승세 둔화는 경기침체로 인해 주로 초과급여가 지난해 같은달보다 3.5%나 감소했기 때문이며, 정액급여 상승률은 5.9%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물가를 고려한 실질임금은 0.1% 상승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임금 상승률은 지난 1월 16.4%를 기록한 후 2월 -5.8%, 3월 2%, 4월 -0.3%, 5월 -0.4%, 6월 -1.1% 등으로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99년과 지난해의 연간 실질임금 상승률은 11.1%와 5.6%였다.

◇소비심리지수 하락세 전환=경기침체 장기화속에 소비자들의 소비기대심리 지수도 올들어 처음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들은 그러나 교육·여행비 지출은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6개 도시 2509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올 3·4분기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 기간중 생활형편 소비자동향지수(CSI)는 82로 2·4분기(84)보다 떨어졌다. CSI가 100을 넘으면 향후 생활형편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뜻이며 100 미만인 경우 그 반대다.
소비목적별로는 교육비(114)와 여행비(115)는 늘리겠다고 답한 반면 의류비(99)와 외식비(91), 교양·오락·문화비(94) 등 사치성 소비는 줄이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 msk@fnnews.com 민석기 임대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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