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대우車 직원들 ‘영어 스트레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9.29 06:49

수정 2014.11.07 12:31


‘보고나 회의도 영어로 하나.’

미국 제너럴 모터스(GM)로의 매각이 성사될 경우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외국계회사가 될 대우차 임직원들이 직급을 떠나 영어 때문에 고민이다.

과거 GM과 대우차의 합작 때도 모든 서류가 한글·영어 겸용으로 작성된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는 영어실력이 달리면 업무 처리가 어려울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대우차 관계자는 “그때는 경영주도권이 대우차에 있었고 1∼2명의 GM측 주재원을 위해 영어를 함께 썼는데 이제는 GM이 완전히 경영권을 갖게 됐다”며 “업무관련 의사소통은 보통 영어로는 힘들어 임직원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29일 말했다.

그러나 대우차는 국내 ‘최대의 영어학원’으로 불릴 정도로 직원들의 실력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

대우차는 ‘불행 중 다행’으로 지난 95년부터 ‘세계경영’의 기치 아래 전사적 차원에서 3개월 완성 단위로 영어청취,영어회화,비즈니스영어,토익 등 다양한 과정을 분기별로 30여개씩, 연간 무려 120여개의 과정을 개설, 운영해왔다.

지금도 500여명의 직원이 아침 점심 일과 후 시간을 이용해 강사를 초청, 영어공부에 열중하고 있으며 사내 사이버연수원을 통한 웹 영어과정도 운영돼 강의장을 찾기 어려운 직원들을 배려하고 있다.


따라서 4000여명의 사무직은 학력도 다양하고 업무성격도 천차만별이지만 토익성적에서는 1000명 가량이 600점 이상이라고 대우차는 설명했다.


대우차 관계자는 “영어에 능숙지 못한 임직원들은 대우차를 인수해도 기존 경영진을 유지한다는 GM측 방침에 한가닥 기대를 걸고 있지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이상 모든 구성원이 적지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금융업체가 외국회사에 인수되자 영어로 회의와 보고를 한다고 법석을 떨었지만 대화만 단절시키고 본사 근무를 기피하는 경향만 초래한 사례도 있는 만큼 영어가 꼭 필요한 직원들을 뽑아 집중 교육하거나 해외연수를 보내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 js333@fnnews.com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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