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은 물론 해외 기업들이 가장 활발히 진출해 있는 14개 중국 연해 경제개발기술구 가운데 하나인 칭다오 경제개발기술구. ‘칭다오에서 닭이 울면 한국에서 들린다’고 할 정도의 지리적 잇점 외에 중국 정부가 12조 5000억원을 투자해 구축한 산업 인프라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칭다오고합 등 총 1600여개 한국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칭다오 경제개발기술구 현지를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주)
【칭다오=이도훈기자】칭다오시는 중국 산둥반도의 서남쪽에 자리잡고 있고 황해에 인접해 있다.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무역, 경공업, 유화 및 중화학공업, 섬유, 레저산업, 금융서비스업 등이 발달해 있고 해양과학연구활동이 활발한 연해개방도시다. 이같은 활발한 경제활동으로 중국에서 계획단열도시 및 부 성급 도시로 선정됐다.
중국 5대 대외무역 항구중 하나인 칭다오시의 면적은 1만654㎢, 인구는 706만명이며 5개 시와 7개 구로 구성돼 있다. 온대계절풍 기후에 속해 연간 평균 기온은 12.2도, 연간 강우량은 775.6㎜다.
칭다오경제기술개발구는 지난 84년 10월 국무원의 비준을 받아 중국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14개 연해경제기술개발구 중 하나다. 교주만 서쪽에 위치해 있고 총 면적 220㎢, 인구는 25만명이다.
칭다오개발구는 지난 16년 동안 150억 중국 인민폐(12조5000억원)를 투자, 투자환경을 개선해 세계 50여개 국가와 국내 20여개 성으로부터 투자자들을 유치했다.
칭다오개발구는 국내에 국가급 청다오보세구와 칭다오 신기술개발시험구 및 여행휴가구가 있어 중국에서 개방무역이 활발한 지역이며 하이테크산업시험구이기도 하다. 또 금융산업도 병행 발전해 완벽한 현대화 기능을 갖춘 종합경제단지로 부상하고 있다.
칭다오시 당국은 이 개발구에다 세계 각국으로부터 지속적으로 투자를 유치해 중국의 세계 경제와 연결하는 다리로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을 추진중이다.
◇주요 개발구역=칭다오개발구는 당국의 총체적인 기획에 의해 6개 주요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석유화공공업단지는 주로 개발구 북쪽에서 황도 석유출하부두를 중심으로 석유화학공업과 화학섬유 생산기지가 들어서 북방 석유화공기지를 형성하고 있다.
국제무역저장가공공업단지는 보세구와 전만항에 가까운 지리적 조건을 이용해 보세구시설이 들어서 보세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수출입, 중개무역을 중심으로 가공업, 하이테크산업, 첨단기술센터, 정보전송센터, 전시센터 등으로 구축돼 있다.
임항공업단지는 지리적인 조건을 활용해 공업단지의 건설과 큰 프로젝트의 유치를 가속화하고 있다. 중점적으로 생물제약, 가전제품, 전자정보, 건축재료 업체들의 입주가 활발해 대규모 기업단지를 형성하고 있다.
개발구 서쪽에는 농업단지가 있다. 이 단지는 과일산업과 야채, 축산업이 활발해 과일생산기지를 형성하고 있으며 개발구 경제발전에 풍부한 농산품을 공급하고 있다.
칭다오개발구 당국은 개발구 남부와 장강로 북쪽지역을 신 행정구역을 중심으로 문화금융 상업기능 중심지로 만들고 칭다오 서부는 정치 문화 금융 정보 중심지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설가도 사무청 산하에 있는 지역과 유화박 주산국가 삼실공원 일대는 산과 바다가 만나는 지역으로 레저 여행 휴가 해상체육활동을 구비한 종합레저단지를 형성하고 있다.
◇투자환경=칭다오개발구는 지리적 위치가 좋고 교통이 발달돼 있다. 개발구내에 있는 전만항은 천연의 항구로서 수심이 깊고 역이 넓으며 또 겨울에도 얼지 않는다. 현대 6개 광석 석탄접안부두와 아시아에서 제1위, 세계 2위로 큰 20만t급 광석부두가 있고 연간 운송량은 3820만t에 달한다.
또한 중국 5대 석탄수출기지 중 하나고 북방지역에서 제일 큰 광석중계지며 100만t급 석탄선박과 20만∼25만t 급 광석선박이 정박할 수 있다.
영국 철행그룹과 1억7600만달러를 합자해 건설한 전만항 2차 컨테이너 부두의 연간운송량은 150만TEUt에 달한다.
현재 전만항은 이미 원동지역의 석탄 잡화 컨테이너와 광석의 중요한 집산지다. 전만항 북쪽에 있는 2개 황도석유출하부두는 중국 최대 규모로 원유·제품유 수출입 부두 중 하나다. 연간 화물운송량은 3000만t이며 30만t급 선박이 정박할 수 있다.
현재 건술중인 5만t급 액화화공부두가 건설되면 연간 화물 운송량은 200만t을 넘서설 것이다.
육상운송수단도 발달돼 있다. 칭다오청도개발구에서 교주까지의 교황철도가 이미 건설돼 있으며 이 철도는 총 연장길이가 42㎞로 칭다오에서 제남지역까지의 교제철도와 연결된다.
지난 95년에 준공된 순환교주만고속도로는 칭다오개발구부터 교주만까지 총 연장길이가 65㎞로, 제남∼칭다오의 고속도로와 연대∼칭다오 1급도로와 서로 연결된다. 또한 동삼고속도로에 속한 황도선은 올 하반기에 기공될 예정이다.
칭다오개발구의 총 포장도로 연장거리는 현재 168.2㎞, 도로 밀도는 76.5㎞/100㎢에 달한다. 65개 국내외 항로가 운항중인 칭다오공항까지의 거리는 53㎞로 차편으로 약 50분 거리다.
칭다오발구는 1일 공수량이 10만�U인 급수시설을 갖추고 있다. 지이홍탄 저수지에서 개발구로 10만t의 물을 공급할 공정이 2002년에 준공된다.
전원은 산둥성 전기망에 속한다. 구내 황도전력공장은 21만㎾시설 2기, 12만5000㎾ 시설 2기를 갖춰 발전용량이 67만㎾에 달하는 산둥성내 4대 화력발전소다. 현재 발전용량 60만㎾급 화력발전소가 건설중에 있으며 송전배치에도 문제가 없다.
◇한국기업 진출현황=칭다오개발구에 입주한 한국기업의 수는 9월말 현재 총 1600여개, 한국인 상주인구만 3만8000명에 달한다.
한중 수교이전인 지난 89년부터 칭다오시 관계자들이 한국을 찾아와 투자유치 캠페인을 벌이고 외국기업들에 대한 세제지원, 투자편의 도모 등 적극적인 외자유치 활동을 벌인 결과다.
이곳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은 화학섬유제조업체인 칭다오고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신발 피혁 의류 완구 가전부품 등 노동집약적인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칭다오시에는 한국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인 칭다오한인상공회의소가 있다. 총 1600여개 한국기업중 500여개 기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한국기업들은 이곳에서 만든 제품의 거의 100%를 동남아 유럽등지로 수출하고 있다. 내수시장 판매비중은 1%도 채 안된다.
이처럼 내수판매 비중이 미미한 이유는 대부분의 한국기업이 중소기업인 관계로 중국 내수시장을 마케팅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윤영섭 칭다오한국상공회의소 회장은 “맥도널드가 중국 전역에 300개의 매장을 만들기 위해 수년동안 엄청난 비용을 들여 시장조사를 실시한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며 “한국기업의 대형화 전문화를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칭다오한국상의에 따르면 현재 이곳에 진출한 대부분의 한국기업의 경우 중국 현지기업과의 합작 비율이 평균 20대 80이다. 이처럼 낮은 출자비율도 광활한 중국시장 개척에 내부적인 제약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윤회장은 “서비스의 국제화, 제품의 현지화를 위해서는 출자비율이 50%에 육박해야 한다”며 “단순히 값싼 노동력을 쓰기 중국에 진출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회장은 또 “한 예로 중국시장은 매우 넓어 선풍기도 300∼1000위안 하는 등 가격 차가 많이 난다”며 “중국전문가보다는 특정 지역전문가의 양성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dohoo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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