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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특화품 수출 돌풍


LG전자는 이달초 사우디아라비아에 ‘산소발생 에어컨’ 수출을 시작했다. 모래 바람이 많은 기후에다 이슬람 문화 특성상 밀폐된 실내 생활을 많이 하기 때문에 이 나라 사람들에게 적합한 제품이라고 판단, 국내보다 먼저 수출에 나선 것이다. LG 관계자는 5일 “출시 첫날부터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며 “산소발생 에어컨으로 이 지역 에어컨 수출이 2∼3배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또 전기료가 비싼 유럽에는 절전효과가 뛰어난 ‘인버터 에어컨’을, 고온다습한 중남미 해안국가에는 염분이 많은 바다바람으로부터 열교환핀의 부식을 막아주는 ‘골드핀(Gold Fin)에어컨’을 집중 수출하고 있다.

삼성·LG·SK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현지문화와 기후, 취향 등에 가장 적합한 ‘현지 맞춤형’ 제품으로 수출을 급속도로 늘리고 있다.

기업들은 현지진출에 앞서 연구개발, 상품기획, 마케팅, 판매 등 각 분야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을 가동, 수출 전략을 짜는가 하면 상품기획팀을 아예 현지에 상주시키는 등 과거 글로벌 범용제품 중심의 수출구조에서 탈피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유럽의 트럭 운전자들이 차에서 식사를 해결한다는 점에 착안, 차량용 전자레인지를 개발해 유럽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독일 볼보와 스웨덴 스카니아의 2002년형 트럭 5000대에 이 제품을 공급했다.

일본에서 다다미용 ‘클리마루’ 청소기 돌풍을 일으켰던 LG전자는 지난해 독신자가 많은 이 나라 특성에 맞춘 가전패키지 세트(큐비)를 출시, 일본법인 전체 매출의 20%에 달하는 360억원 어치를 팔았다. LG전자 에어컨 상품기획그룹 이재성 부장은 “같은 제품을 대량 생산해 싼 가격으로 밀어붙이던 시대는 지났다”며 “지역 특성을 반영한 특화제품으로 대응해야 시장을 뚫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장비업체들도 맞춤형 제품을 통한 해외매출증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우종합기계와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하반기 모래와 돌밭 등 험난한 중국 서부지역지형을 고려, 엔진 출력과 차체 하부 강도를 높인 ‘고원형(高原型)’ 굴착기를 출시했다. 지난해 2174대의 굴착기를 팔아 중국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대우는 올해는 고원형을 중심으로 30% 늘어난 2800대 정도를 판매할 계획이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에 고열과 마찰에 강한 ‘사막형 타이어’를 내놓은 한국타이어는 4000만 달러 매출(전년대비 53%증가)을 올리면서 쟁쟁한 세계적 업체들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 shkim2@fnnews.com 김수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