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이회창 후보의 과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2.05.09 07:52

수정 2014.11.07 11:46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이 이회창 후보를 대선후보로 확정했다. 예상된 결과였으나 작금의 상황은 그에게 많은 부담과 과제를 안겨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반국민들은 대선 재수에 도전하는 그가 과연 이번 대선에서 대권을 움켜쥘 것인지의 여부보다 더 궁금해 하고 또한 기대를 거는 것이 있다. 대선 승부는 사실 전체 국민들에 비하면 한 줌도 안되는 숫자의 후보 주변 인사들과 정치권 인사들에게만 사생결단의 문제일 뿐, 국민들의 직접적인 이해와는 닿지 않는 것이다. 민초들의 관심은 그가 원내 다수당의 실질적 지도자로서 현재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허탈감, 미래에 대한 불안감, 지역분열의 상처, 불안한 살림살이 등을 얼마나 달래줄 수 있을 것이냐 여부에 집중된다.

따라서 한나라당과 이후보가 모든 것을 대선 승부에 걸고 정치를 해나가는 것은 민초들의 바람을 외면하는 것이 될 것이다.
실질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이 시점에서 국민들이 바라는 것이 진정 무엇인지를 헤아려, 승리 쟁취를 위한 전쟁이 아닌 평상심의 정치를 해나가는 것이 오히려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효과적 접근법일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이회창 후보에게 세가지 과제가 가로놓여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우선 정치를 정상화시켜야 한다. 민생현안을 처리해야 할 국회가 여야의 의견 대립을 핑계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 지 이미 오래다.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각 당의 이벤트에 가려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새로운 민생 현안들과 숱한 계류 법안의 처리를 더이상 미뤄서는 안된다. 또한 신당창당 등 정치적 이합집산이나 여야의 명분 싸움에 쓸데 없는 힘을 낭비하지 말기를 바란다. 정작 국회의원을 뽑아 놓은 국민들은 정치인끼리 싸우고 뭉치는 꼴을 조롱거리로 여기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둘째,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감정에 대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회창 후보 본인은 물론 당내 어느 인사도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발언을 하지 않는다는 결의를 할 필요가 있다.

셋째, 경제문제에 보다 관심을 쏟아야 한다.
합리적 비전을 준비해야 한다. 대선기간중에도, 대선이 끝나도 기업과 국민은 먹고 살아야 한다.
기업인들이 정치인들에게 정쟁을 지양해달라고 공개 청탁하는 절박함을 공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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