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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노무현 경제정책 비교-거시경제]李 “성장 중요” 盧 “분배 먼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양당 대통령 후보로 각각 확정되면서 정치권은 본격적으로 양대 선거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양당은 그동안 각종 경제정책에서 적지 않은 의견차를 보여온데다 이들 두 후보 역시 거시경제 및 기업정책 등에서 상당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어 이번 대선기간 치열한 정책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본지는 거시경제정책, 재벌 및 기업정책, 그리고 서민경제 및 노사정책 등 3회에 걸쳐 두 후보의 경제 정책을 비교해 본다.

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 모두 표면상 시장경제주의자를 자처하며 ‘성장과 분배의 조화’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시장메커니즘을 운용하는데 이후보는 ‘성장’에, 노후보는 ‘분배’에 각각 방점을 찍고 있다.

이후보는 우리경제가 성장을 해야지만 일자리도 만들어지고 복지도 챙길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노후보는 분배를 통해 건강한 시장이 만들어지면 안정적인 성장도 이룰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후보는 일단 ‘파이’를 더 크게 만들어야 골고루 많이 나눠 먹을 수 있다는 얘기고 노후보는 ‘파이’를 키우는 것보다는 이를 어떻게 공정하게 분배하느냐에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후보는 지난 10일 대통령후보 수락연설을 통해 “향후 20년동안 매년 6% 이상 성장할 수 있도록 장기적 안목에서 경제체질을 강화하겠다”면서 “고도성장의 열망을 포기한다면 우리는 결코 선진국이 될 수 없다”며 ‘성장’과 ‘선진경제’를 우선과제로 내세웠다. 그는 고도성장을 이룩하기 위해 인재양성과 과학기술 혁신에서 새로운 성장의 엔진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이에비해 노후보는 “분배는 성장의 적이 아니며 소득이 골고루 분배되지 않으면 수요가 항상 부족하고 언제 불경기가 올지 모른다”며 경제성장과 건강한 분배의 조화를 역설하고 있다. 노후보는 우리나라가 이미 고도성장에서 저성장 체제로 전환되고 있지만 이같은 원칙을 지킨다면 잠재성장률 수준인 연간 5%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 역할에 있어서도 이후보는 “관치경제를 시장경제로 전환해 효율적 경제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최대한 보장하고 시장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만 해주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노후보는 “진정한 시장경제는 규제를 통해 이뤄진다”며 “시장은 기본적으로 냉혹한 만큼 재벌의 횡포와 불공정 관행을 막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세정책에 대해서도 이후보는 법인세와 소득세를 인하하자는 주장인 반면 노후보는 특권계층을 위한 추가 감세보다는 빈부격차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때문에 이후보는 친기업적인 성향으로, 노후보는 현정부보다 진보적인 재벌 개혁주의자로 평가받고 있다.

/ pch@fnnews.com 박치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