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기업 우수인력 확보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2.05.13 07:53

수정 2014.11.07 11:45


“기업의 미래는 우수인력 확보에 달려있다. S(Super)급 인력을 확보하라.”

이건희 삼성 회장이 최근 전자계열사 사장들에게 인재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회장은 특히 홍보맨의 경우에도 단순히 회사 홍보자료를 배포하고 기사화 유무를 체크하는 것이 아니라 법률적 지식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떠한 내용의 기사나 보도됐을 경우 법적으로 하자는 없는지 문제의 소지는 없는지 홍보맨 스스로가 판단할 줄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현재 삼성의 S급 인원은 400여명 정도. 이들의 연봉은 같은 직급내 임직원보다 3배나 높다. 해외채용팀은 미국 유럽 등지를 돌며 고급 인력 스카우트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연간 200여명의 인력이 해외연구소에서 미래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프로젝트 교육에 투입되고 있다.

삼성을 비롯한 LG, 현대차, 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최근 경기호전에 따라 우수인력 확보와 양성 등 인재경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오는 18일까지 해외 인재채용을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유학중인 한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채용 면접을 실시하기로 하는 등 해외 우수두뇌 유치에 본격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채용면접에서 전기전자와 MBA, 재료, 기계, 물리, 산업공학 등 각 전공별 석박사급 100여명이 응시했다고 전했다.

LG전자 HR(휴먼리소스)부문장 김영기 부사장은 “디지털사업등 핵심 승부사업 역량강화에 필요한 R&D 인재를 확보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유학중인 인재들을 적극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해 ‘중국인재로 중국시장을 공략한다’란 취지 아래 국내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국내 유학중인 우수한 중국 학생 대상의 면접을 실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올해 총 채용예상인원 2500명중 약 7% 정도를 유학생, 외국인, 동포 등 해외인력으로 충원 예정이다.

◇현대차는 중간관리자 위탁교육=현대자동차는 지난 1월부터 연간 180명씩 5년간에 걸쳐 900명의 기술 및 마케팅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중간관리자들을 국내 유수 대학의 경영대학원에서 위탁교육을 받게 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연말까지 약 1500명의 영업인력을 ‘자동차 종합 컨설턴트’로 키우기로 했다. 종합컨설턴트는 자동차와 관련 법규는 물론 자동차보험, 중고자동차 처리 등 자동차와 관련한 말 그대로 전문가다. 발로 뛰는 영업만으로는 갈수록 높아지는 고객욕구를 만족시키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 고객이 원하는 자동차 관련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글로벌 경쟁에서 승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의 경우 올해 초부터 미래지향적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팀장급 25명을 선발, 6개월간 포항공대 MBA과정에 참여하게 하는 엘리트 교육을 시작했다. KT도 월드클라스 수준의 경영품질 향상을 위한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개발, 국제품질전문가(CQE), 국제공인구매전문가(CPM), 국제공인정보보호전문가(CISSP) 등 사원들의 국제공인자격증 취득을 지원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최근 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지향하는 대기업들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정통한 우수인재를 확보하고 이들을 교두보로 인적자원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품목전문가, 사내대학 등 이색 아이디어도=제일모직은 패션 관련 인력을 해외에 파견, 특화된 부문의 전문가로 육성하는 ‘품목전문가제도’를 확대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지난 2000년 이후 3명의 품목전문가를 양성했으며 현재 이 프로그램에 참가중인 4명 이외에도 추가로 6명을 올해 안에 파견, 오는 2010년까지 모두 54명을 양성한다는 방침이다. 이 제도는 해외 물품조달 전문가, 유통 전문가 등으로 나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으로, 미래 경쟁력 극대화와 핵심 인력에 대한 집중 투자로 차세대 리더를 양성하겠다는 경영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밖에도 삼성전자는 우수인력 채용 프로그램과 더불어 사내대학을 설치, 재교육을 통한 ‘맞춤형 인력 양성’을 시도하고 있다.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의 경우 대학 내 전자공학 등 관련학과 지식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 현장에서 응용될 수 있는 지식들을 위주로 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AMLCD 사업부 조용덕 부장은 “LCD와 관련된 대학 학부과정이 없는 관계로 삼성전자가 필요로 하는 인재양성을 위해 사내대학을 운영하고 있다”며 “사내대학 입학경쟁률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 hsyang@fnnews.com 양효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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