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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국면 본격 진입] 백화점 매출 최고10% 급감

박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3.02 09:11

수정 2014.11.07 18:48


우리경제가 맞고 있는 총체적 난국은 대내적 요인보다는 대외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더욱이 무역수지를 갉아먹은 고유가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북핵문제, 환율불안, 한국산 D램 상계관세 조사 등의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 동남아 수출시장은 물론 국내 경제를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제전문가들은 “대내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위기감을 낳고 있는 만큼 대내적 요인에 대해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수출시장 불확실성 높다=산업자원부가 2일 발표한 ‘수출입전망’에 따르면 수출은 2월중 22.5% 증가한 135억1000만달러로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 외형적으로 좋은 실적을 보였다.

그러나 주력품인 반도체가 가격하락으로 지난달보다 4억달러 준 부진을 보인 데다 휴대폰 등 정보기술(IT)제품 수출에 대한 비메모리 반도체 수입이 43.1% 증가한 탓에 반도체는 3억8000만달러의 적자를 보이는 등 내용적으로 알차지 못한 구석도 적지 않았다.

고유가에 따른 에너지 수입증가로 무역수지는 전체적으로 3억2000만달러의 적자에다 2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문제는 한국산 D램에 대한 상계관세 예비판정이 불리하게 나올 경우 반도체 수출은 크게 휘청일게 분명하고 환율불안과 북핵문제, 이라크전 양상 등이 상존해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추진중인 해외전시회 참가 독려, 수출상품의 고가화 등의 수출대책은 중장기적으로 효과가 나타나는 반면 북핵 문제 등은 단기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준다.

◇고유가 무역수지와 물가물안 주범=원유도입단가는 2월중 지난 해 같은 달에 비해 58% 상승했다. 이로써 원유와 석유제품,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수입은 전년 동월에 비해 9억달러 순증, 30억달러를 돌파, 무역수지 악화 주범 노릇을 했다.

박봉규 산자부 무역정책 심의관은 “고유가 현상이 지속될 경우 3월에도 흑자반전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유가는 지난달 28일 이라크의 미사일 파괴의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서부텍사스 중질유(WTI)가 배럴당 36.60달러, 북해산 브렌트유가 32.79달러, 중동산 두바이유가 30.35달러로 전날에 비해 소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국내 도입 원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유의 10일 이동평균 가격은 30.31달러로 여전히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고유가는 석유제품의 가격상승에 이어 관련 제품의 연쇄적인 상승을 초래해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작용한다.

이미 석유제품은 2월중 등유가 5.9%, 경유가 4.2% 오르는 등 2월 물가가 2002년 같은 달에 비해 비교적 높은 3.9% 뛰는 데 주요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내수 얼어붙고 있다=대외여건의 악화, 물가상승과 경기둔화 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경기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는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 증가율도 사그라들고 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2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7.6% 감소했고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각각 9%와 10.1% 줄었다.
특히 지난 1월 평균 20%대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던 할인점들도 2월에는 이마트가 8% 감소한 것을 비롯, 홈플러스(-13.5%), 롯데마트(-11.2%) 등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유통업계는 백화점과 할인점의 2월 매출 급감은 소비심리가 여전히 위축돼 있는 데다 지난 해와 달리 올해는 설 특수가 1월에 미리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빅3’ 백화점의 경우 새해 첫 정기세일과 설 특수 덕분에 1월에 지난해 동기보다 4.8∼9.2% 많은 매출실적을 올렸는데 2월 매출이 급감, 1∼2월 합산매출은 지난해 동기와 비슷하거나 1∼2% 증가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 ymhwang@fnnews.com 황영민 박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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