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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첫 국무회의 경제대책] 법인세 3~4%P 인하, 단기적 경기부양 안해


노무현 대통령이 4일 새정부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경제현안 해결을 위한 큰 틀을 제시했다.

노대통령은 이날 ▲외국인 투자 및 인·허가와 관련된 규제철폐 ▲법인세 인하 ▲재정 조기집행 ▲참여정부의 중장기 경제비전에 대한 국무위원들의 활발한 토론을 유도했다.

◇참여정부 중장기 경제비전 세우자=노대통령은 이날 “당장 처리해야 할 일은 처리해야 하지만 참여정부의 중장기 비전을 세워야 한다”며 “이달 중순에 (대통령 주재의) 경제대론회를 개최, 이달 말까지는 우리경제의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자”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또 이런 중장기 비전이 구체적으로 법안과 예산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노대통령은 “김영삼 정부 때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이, 김대중 정부 때는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 등 정보통신(IT) 산업이 정부의 핵심과제였다”면서 “참여정부에서는 어떤 분야를 정부 최대과제로 삼을 것인지 살펴달라”고 주문했다.

노대통령은 같은 맥락에서 당장 경기를 살리기 위한 단기적인 처방보다는 중장기적이고 일관된 정책 틀 안에서 경제정책이 펼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또 현재의 경기둔화가 이라크 전쟁, 북한 핵 등 대외적 요건의 악화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김진표 부총리의 보고에 공감을 표시한 뒤 “과거 경험으로 비춰볼 때 1∼2개월의 도전을 극복하기 위한 졸속 행정은 실수를 초래할 수 있다”며 “단기적인 경기부양은 안하겠다”고 말했다고 송경희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외국인 투자 규제 철폐하라=노대통령은 또 김부총리가 “정부는 재정을 조기 집행하고, 투자활성화를 위해 외국인 투자와 인?^허가를 지연시키고 있는 규제가 있으면 그러한 규제를 구체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한 데 대해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는 규제는 다음주부터 살펴보고 바로 조치토록 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또 “관련부처가 완화해나갈 규제를 선정해 다음 국무회의 때부터 하나씩 토론해가자”고 말했다.

◇법인세 인하 추진=이날 회의에서 김부총리는 부분적 경기진작책의 일환으로 법인세 인하 추진 의사를 밝혔다.

김부총리는 법인세 인하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만한 정책”이라면서 “싱가포르에서도 법인세 인하가 외국인 유치에 도움이 됐고, 해외에서도 이런 추세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노대통령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 등 청와대 경제팀과 관련 국무위원들은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져다.

현재 우리나라 법인세율은 과세표준 1억원까지는 15%, 그 이상은 27%를 물리고 있다.

재경부측은 “인하 폭이 얼마나 될 것인지는 정확히 결정된 바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매년 0.4∼1%씩 향후 5년간 4% 정도를 내리는 것이 유력시된다.

법인세율 인하는 궁극적으로 기업부담을 덜어 투자활성화를 이끌어내고 나아가 외국인 투자를 촉진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무작정 세율만 내릴 경우 세수 부족이 우려되기 때문에 정부는 비과세나 감면을 줄이고, 음성 탈루소득을 양성화해 우선 과세기반을 넓힐 계획이다.


◇예산 조기 집행=박봉흠 기획예산처 장관은 이날 보고를 통해 예산 조기집행 의사를 피력했다. 송대변인은 “노대통령도 이에 수긍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박장관은 “올 1·4분기에 사용해야 할 예산이 전체의 23.9%에 이르는 데, 3월 현재 1·4분기 예산의 55%만 집행해 예산조기 집행을 통한 부분적인 경기진작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며 “1·4분기 예산을 제대로 집행하고 하반기 예산을 상반기로 당겨 조기집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 seokjang@fnnews.com 조석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