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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 차관땐 ‘법인세 인하’ 반대…김부총리 왜 입장 바꿨나


법인세 인하를 추진중인 김진표 경제부총리가 15개월 전 재경부 차관 시절 한나라당의 법인세 인하 요구에 강력히 반대했던 것으로 밝혀져 입장 선회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6일 국회 속기록 자료에 따르면 김부총리는 2001년 12월21일 법사위에서 한나라당이 제출한 법인세율 2%포인트 인하 법안에 대해 세율 인하가 재정안정과 분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결국 당시 법인세율 인하안은 논란 끝에 과표 1억원을 기준으로 세율을 각각 15%와 27%로 1%포인트씩 낮추기로 결정했다.

김부총리는 당시 국회에서 “재정형편이 어렵고 앞으로도 여건이 굉장히 어렵다”면서 “세수 감소는 최소화하면서 수출과 투자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겠느냐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특히 “법인세율이 주민세까지 포함하면 30.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면서 “법인세율이 높지 않고 세 경감을 통해 투자촉진 효과를 거두는 것은 아주 간접적이고 제한적”이라며 한나라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나 김부총리는 지난 4일 “기업은 소득을 창출하는 원천”이라며 “우리나라가 높은 세율을 유지할 경우 기업이 우리나라에서 계속 영업을 하겠는가”라며 법인세율 인하가 외국기업 유치와 국내기업 이탈 방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김부총리는 “각종 조세감면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혀 법인세 인하에 따른 세수 부족분을 비과세 감면 축소로 충당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조세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각종 감면을 폐지하는 것이 쉽지 않아 법인세율 인하분이 근로소득세 감면 축소나 소비세 인상 등으로 이어져 서민의 부담을 오히려 늘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김부총리의 법인세 인하 추진에 대해 “조세형평이 후퇴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제동을 걸고 나선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치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