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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자사주 매입’ 확산 기대한다


삼성전자가 증시에서 1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소각키로 한 것은 증시침체가 워낙 심각한 상황이어서 추락하는 주가를 상승국면으로 되돌리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주가의 추가하락 방지에는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사실 기업의 자사주 매입 소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0년 3월 금융감독원이 ‘자사주의 이익 소각’을 정관에 명시하면 이사회의 결의만으로도 소각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린 후 많은 기업들이 주가 방어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해 왔다. 지난해 말에는 SK텔레콤과 KT가 주식의 맞교환 예정지분 가운데 5%씩을 소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삼성전자의 경우 시가총액 1위 기업인데다 삼성전자가 주식매입을 한 적은 있으나 소각키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 특히 10일 발표하는 정부의 증시부양대책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크다고 할 수 있다.

삼성의 이같은 조치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북한핵 문제 등 국제환경, 그리고 삼성전자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가격 하락 등 증시침체의 근본원인까지 감당할 수는 없기 때문에 주가 상승까지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다만 금융시장 불안으로 외국인들이 내다파는 주식을 소화해 냄으로써 주가의 추가하락은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당장의 효과보다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소각 그 자체가 배당과 함께 투자가들의 투자욕구를 유발하는 핵심적인 기업경영 기법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높이 평가한다. 오늘날 기업경영에서 높은 배당률이 주가하락시 배당을 노린 매수세력을 확보하는 안전판이라면 자사주 매입 소각은 주식과 주주의 가치를 높이는 가장 중요한 경영수단이다. 이 때문에 높은 배당능력과 자사주 이익 소각 규정이 정관에 명시돼 있는지의 여부가 오늘날 주주를 존중하는 기업인지를 가름하는 지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금흐름이 풍부한 기업은 이를 위해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소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7조5000억원 정도의 풍부한 자금 여력이 있어 이같은 조치가 가능했다고 본다. 대주주와 소액주주를 망라한 주주중심 경영의 기업이 많이 나와 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