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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더 선명한 ‘추억’


지난 25일 개봉한 송강호·김상경 주연의 영화 ‘살인의 추억’(제작 싸이더스)이 첫 주말 3일동안 전국관객 45만여명을 불러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봉준호 감독의 두번째 작품인 ‘살인의 추억’은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는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 지난 96년 초연된 김광림 작·연출의 연극 ‘날 보러와요’가 원작이다.

영화 ‘살인의 추억’의 모태가 됐던 연극 ‘날 보러와요’(제작 악어컴퍼니)가 오는 8일부터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재공연된다. ‘칠수와 만수’ ‘생과부위자료청구소송’ ‘약속’ 등 희곡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제작·상영된 적은 있지만, 비슷한 시기에 영화와 연극이 동시에 선보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6년 서울연극제 대상과 백상예술대상 희곡상 등을 수상한 ‘날 보러와요’는 공연내내 객석점유율 90%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작품성과 흥행성 양면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얻었던 작품. 새롭게 무대에 오르는 2003년판 ‘날 보러와요’는 권해효·류태호·유연수 등 초기 출연진과 최용민·정철민·정석용 등 연극계 최고 배우들이 합세, 올해 연극계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날 보러와요’는 영화자본이 대학로로 유입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살인의 추억’을 제작한 영화사 싸이더스와 매니지먼트사 싸이더스HQ가 총제작비 2억원 중 일부를 투자, 연극과 영화가 손잡는 국내 최초의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것. 양사의 투자로 ‘날 보러와요’는 비교적 큰 규모의 동숭아트센터 동숭홀(450석)에서 총42회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살인의 추억’이 ‘날 보러와요’를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두 작품은 전혀 다른 장르적 특성과 표현양식을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다.
같은 소재를 가지고 영화와 연극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지 비교·감상하는 재미도 제법 쏠쏠한 편이다. 영화 ‘살인의 추억’이 서로 상반된 캐릭터의 두 형사를 중심으로 사건을 드라마틱하게 그리고 있는 반면, 연극 ‘날 보러와요’는 사건을 둘러싸고 형사와 기자, 용의자 등 여러 인물들이 빚어내는 풍경을 웃음으로 풀어내고 있다.

공연시간은 화∼금 7시30분, 토·일·공휴일 오후 4시30분·7시30분이며, 영화티켓을 갖고 연극을 관람하는 관객은 10%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2만∼4만원. (02)764-8760

/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