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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화제-아버지 당신은 산입니다] 감옥으로 이어지는 父子의 끈


■아버지, 당신은 산입니다(안재구·안영민 지음/아름다운사람들)

아들이 초등학교 5학년일 때 아버지는 첫 무기징역형을 선고받는다. 그것도 사형에서 감형된 것이다. 그렇게 10년, 아버지가 감옥에서 세월을 보내는 동안 아들은 청년으로 성장한다. 마침내 아버지가 출옥하지만 이번에 아들 차례였다. 아버지를 면회하러 다니던 바로 그 감옥에 아들이 갇히게 된 것이다.

이같은 기막힌 사연을 안고 사는 부자(父子)가 있다. 유명한 수학자였지만 통일운동가로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안재구 박사(70)와 그의 막내 아들로 아버지의 삶에 한발한발 다가선 안영민 기자(35)가 그 주인공들이다.

‘아버지, 당신은 산입니다’는 반평생을 수인(囚人)으로 살아야 했던 안재구·영민 부자의 가슴 시린 이야기이자 가슴 아픈 우리 현대사의 기록이다. 이 책은 “높낮이의 기복 없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높은 장막을 거두어 내고 더불어 함께 할 때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어낼 에너지를 얻는다”며 ‘더불어 사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안재구 박사는 학생운동에 동정적이라는 이유로 경북대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했고 지난 79년 남민전 사건으로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2심 무기징역 선고끝에 88년 가석방됐다. 그는 94년 ‘구국전위’ 사건으로 아들과 함께 재구석돼 무기징역형을 살던중 99년 가석방됐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감옥으로 아버지를 떠나보냈던 아들(안영민)은 아버지가 백발성성한 모습으로 출옥했을 때 부친을 따라 경북대에서 수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이었다. 그는 91년 경북대 총학생회장으로 학생운동하다 수인으로 아버지의 면회를 받았는데,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아들아, 너는 바보처럼 살아라”는 역설적인 말을 들려준다. 안영민은 현재 통일문제를 다루는 ‘민족21’의 기자로 재직중이다.

/노정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