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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여파’ 기업 CP발행 어려워졌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기업들마다 유동성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SK글로벌 사태 후 채권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은행권은 기업연체율 증가를 이유로 회사채나 기업어음을 외면하고 리스크가 없는 국고채만을 선호하고 있어 기업의 자금난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 LG 등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상당수 기업들이 회사채, 기업어음 발행이 줄면서 1·4분기 중 국내 대기업의 회사채 발행규모는 지난해보다 23%이상 감소했다.

◇회사채 발행규모 급감=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여건이 불리해지면서 발행규모가 급감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올 1·4분기 중 회사채 발행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조달 실적이 13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4% 감소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같은 감소는 불확실한 경기전망에 따른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SK사태와 카드사의 유동성 위험 부각 등으로 발행여건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처럼 기업의 회사채 발행여건이 나빠지자 전문가들은 현 상황이 대우그룹이 부도가 난 후 회사채시장이 경색됐던 지난 99년과 비슷하다고 지적한다. 그만큼 회사채시장이 나빠졌다는 방증인 셈이다.

당시엔 만기도래한 회사채의 차환 발행이 전면 중단되자 정부의 보증으로 발행시장 채권담보부증권(프라이머리 CBO)을 도입, 회사채시장을 되살렸지만 현 상황에선 이같은 특단의 대책도 실종된 상태다.

이승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SK글로벌 사태후 대기업들의 유동성 부족사태는 자본시장은 물론 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돈맥경화’가 주요 원인”이라며 “더구나 은행권에서 국고채나 우량 회사채만을 선호하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상반기 중 자금시장 회복 난망=SK글로벌 ‘분식회계 파문’으로 확산된 투신권 환매가 진정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 투신 환매사태로 은행권으로 급격히 이동한 자금이 ‘대기성 부동자금’으로 묶인 채 회사채 및 기업어음 시장으로 환류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동부, 쌍용그룹 계열사 등은 회사채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더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부의 경우 동부전자가 아남반도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계열사들의 대규모 ‘자금 동원’ 이후 금융권의 회사채 신용등급 하향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이처럼 기업들의 회사채 신용등급 하락 등이 나타나면서 회사채 발행여건은 더욱 나빠지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의 자구적인 노력과 함께, 기업어음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들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기업 자금조달 여건 악화는 상반기중 지속될 것”이라며 “기업들이 안정적인 현금 흐름 유지에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재무 건전성 제고와 투명한 회계처리 등으로 시장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