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피플일반

[fn 이사람-티맥스소프트 윤태항 차장] “욕심을 버리면 이웃이 넉넉해집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5.02 09:28

수정 2014.11.07 17:48


티맥스소프트 윤태항 해외사업팀 차장(39)은 ‘비움’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뭐든 베풀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그는 ‘욕심’과는 아예 담을 쌓고 지내는 사람같다. 윤차장에게는 ‘도광(徒光)’이란 법명이 있다.

‘도광’은 길을 밝힌다는 뜻이다. 가톨릭 신자에게 세례명이 있듯 불교신자에게는 법명이 있게 마련. 윤차장이 불교와 연을 맺은 지는 올해가 4년째다.

매일 아침 일어나 108배를 하고 점심 때는 늘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 들러 절밥을 먹는다.
이런 생활이 3년간 이어지면서 윤차장의 모습도 많이 바뀌었다.

“중국고전에 보면 피갈회옥(被褐懷玉)이란 말이 있다. ‘헤진 누더기를 입어도 가슴 속엔 옥을 품는다’는 얘기인데 늘 이 구절을 되새기곤 한다.”

하루에 두번 내지 세번은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마음을 닦다보니 시나브로 얼굴 표정도 한결 온화해졌다고 한다. 좋은 옷을 봐도, 기름진 음식을 봐도 마음이 동하지 않으니 이미 속세를 초탈한 것 같기도 하다.

미움에 대해 얘기했다. 그는 한 스님의 말을 빌려 “정말 미워하는 사람에게 그를 위해 책을 선물하라”고 말했다. ‘네 원수를 사랑하라’는 얘기와 같은 맥락이다. 살아있는 만물은 고통을 갖고 있는(一切個苦)만큼 상대방을 먼저 이해하라는 뜻도 담겨 있다.

“비워야 채워진다”며 비워가는 일에 익숙해진 그는 요즘 기부하는 데 재미를 붙였다.

취미삼아 마라톤을 즐기는 그가 최근엔 1m에 1원씩을 야학 후원금으로 내는 봉사활동에 참여한 것이다.
사내 동아리에서 매주 10㎞씩 뛰곤 하니 일주일에 1만원씩을 기부하는 셈이다. 큰 액수는 아니지만 덩달아 기부하겠다는 사람이 늘어나니 윤차장은 기쁠 따름이다.


인터뷰를 마칠 때쯤 “저는 아무 것도 아니다”며 연신 쑥스러워하는 그에게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 뒤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 fairyqueen@fnnews.com 이경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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