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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保-革 ‘정면충돌’


한나라당의 보수-혁신간 갈등이 폭발했다.

직접적인 도화선은 지난 1일 당이 소속 의원 전원 이름으로 국회에 제출한 ‘국정원장(고영구) 사퇴권고 결의안’이 됐다.

보수파는 혁신파에 ‘당을 떠나라’는 메시지를 던졌고 혁신파는 ‘지도부의 사과’를 요구하며 양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개혁성향의 ‘국민속으로’ 소속 이부영 김부겸 안영근 의원은 2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에서 동의를 구하지도 않고 결의안을 냈다”며 즉각 철회와 지도부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은 당에서 고영구 국정원장의 이념성향을 문제삼은 데 대해 “당이 과거 냉전시대의 극우 수구노선으로 회귀하고 있다”며 “지도부가 이런 식으로 당을 몰고가는 것이야 말로 해당행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발표된 성명서에는 김영춘, 김홍신, 서상섭, 이우재 의원도 서명했다. 김영춘 의원은 “지금도 당내에서 개혁을 요구하면 도저히 못견뎌하는 허약체질로는 한나라당의 탈바꿈, 사랑받는 진정한 변신은 불가능하지 않겠느냐”며 보수적 당 분위기를 맹공했다.

김부겸 의원은 “당내 다수가 이념적 성향을 앞세워 집주인 행세를 하면서 개혁파들을 이지메(집단따돌림)하는데 더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며 일전태세를 내비쳤다.

이에 대해 김무성 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정체성의 문제”라면서 개혁파를 겨냥해 “같은 정체성을 가진 정당으로 가는 게 옳다”며 탈당을 노골적으로 요구했다.

김의원은 ‘당개혁이 후퇴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우리 당의 정체성대로 간다”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합리적 보수노선을 강조했고, 한나라당 의원 5∼6명의 신당행 가능성도 공개 언급했다.


이규택 원내총무는 “결의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했다는 데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당이 싫으면, 당론을 따르지 않는다면 당을 떠나야지 다른 방법이 없지 않느냐. 그분들도 (탈당을) 각오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이부영 의원이 원내총무를 할 때도 법안이나 안건 제출시 소속 의원 전체에게 찬반을 묻지는 않았다”고 반격했다.

당내에서는 이같은 보-혁 대립이 여권의 신당 논의와 맞물려 단순한 갈등 이상의 사태로 비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 kreone@fnnews.com 조한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