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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금감원이 나선 은행수수료 시정


시중 은행의 각종 수수료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창구지도에 나선 것은 그만큼 현행 수수료에 불합리한 점이 많음을 말해 준다.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해 수혜자가 그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은행이 각종 수수료를 받는 것 자체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수혜자가 지불하는 대가는 합리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 바로 문제다.

예를 들면 타행환(자기은행과 다른 은행간의 거래) 계좌이체(송금)는 똑같은 서비스인 데도 불구하고 은행에 따라 건당 수수료가 적게는 200원, 많게는 1000원이나 차이가 난다. 또 자동화 기기를 이용한 타행환 송금 수수료 역시 1500원에서 2500원까지 은행에 따라 차이가 난다. 적어도 내용이 동일한 서비스라면 은행별 경영의 효율성이나 규모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건당 1000원의 차이가 나는 것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동일한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에 이러한 격차가 나는 것은 반드시 합리적으로 계산된 것이 아님을 말해 준다. 각종 수수료를 어디에 기준해서 결정한 것인지 납득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예대마진 축소에 따라 적지 않은 경영압박을 받고 있는 시중 은행들이 각종 수수료에 의존하려는 입장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예대마진 축소로 대표되는 부담은 먼저 경영 합리화로 흡수하는 것이 정도이지 수수료를 높이 책정하는 것으로 메우려는 것은 안일한 발상이다. 예금금리는 재빠르게 인하하면서도 대출금리 인하에는 인색한 것과 함께 시급히 개선해야 할 관행이다. 경영의 부담 요인을 손쉽게 고객에게 전가하는 것은 책임 있는 금융기관, 나아가서 책임 있는 경영자의 자세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령 현행 각종 수수료가 합리적인 원가계산에 근거하여 결정한 것인 데도 타행에 비해 건당 1000원 이상을 더 받아야 한다면 이는 그만큼 경쟁력이 떨어짐을 의미한다.
이는 비단 각종 수수료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비록 일부 은행이기는 하지만 대출 종류에 관계없이 동일한 방법으로 연체이자를 책정하는 것도 역시 마찬가지다. 따라서 금감원이 수수료에 대해 창구지도에 나서게 된 데 대해 부끄러움을 느낄 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