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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물류대란 열쇠는 정부에


지난 9일 운송료율 현실화 등을 골자로 하는 합의서에 전국운송하역노조 경북 포항지부와 운송사 대표들이 합의함으로써 철강 1번지 포항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됐던 물류대란이 한풀 꺾이는 듯했다.

하지만 포항지역의 이같은 양보와 타협의 자세가 타지역으로 긍정적인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기대는 보기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부산과 전남 광양의 경우 화물연대측의 사흘째 계속된 경고성파업으로 컨테이너 운송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빚고 있다.

특히 이들 지역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공장가동중단이 초읽기에 들어가는 것을 비롯해 화학, 타이어, 제지 등 관련산업 전체가 동맥경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물류대란’을 넘어 ‘물류대재앙’이 현실화되고 있다.

포항을 비롯, 일부지역의 화물연대가 파업을 철회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이처럼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는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포항지부 화물연대의 파업철회가 양쪽간 완전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채 ‘일단은 덮어두자’식 미봉책으로 끝난 어설픈 ‘화의’였기 때문이다. 뚜껑을 열어보면 포항지부 화물연대측 12개 요구사항중 화주인 철강업체와의 논의를 통해 해결점을 찾은 것은 ‘운송료율 인상’과 ‘다단계·지입제 철폐’ 등 2개 사항뿐이다.유류대 인하 등 나머지 쟁점사항에 대해서는 정부와의 집중교섭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것이 화물연대측 입장이다. 또 이번 파업사태로 인해 정부의 소환조사 명령을 받은 화물연대 교섭위원 9명에 대한 민·형사상 사법처리 문제도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다.

그러나 국민정서를 의식한 무조건적 수용으로 사태수습을 하려 해서도 안된다.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노력을 보여야 한다.


아울러 이익집단과 분쟁발생 초기부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는 등 근본적인 분쟁해결 시스템을 개선하는 일도 시급하다. 적어도 이번만큼은 관련부처 장관들이 상황분석도 제대로 못한채 우왕좌왕하는 일이 없기 바란다. 매번 ‘도둑맞는 외양간’이지만 이번만은 제대로 고쳐지길 기대해본다.

/ newsleader@fnnews.com 이지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