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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처럼 어리석은 인간들”


국립극단(단장 박상규)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부조리극 ‘당나귀들’이 오는 22∼30일 서울 남산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자신이 원하는 것조차 알지 못하는 인간을 당나귀에 빗댄 한편의 우화라고 할 수 있는 ‘당나귀들’은 지난해 국립극장 창작공모 당선작. 관념적이고 난해한 문체로 부조리한 세계를 그려 문단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젊은 소설가 정영문씨(38)의 희곡 데뷔작이다. 이번 작품은 지난해 창작공모 심사 당시 “연극에 대한 기초가 탄탄하고 언어구사력이 뛰어나며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이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출은 과학연극 ‘산소’, 뮤지컬 ‘Love & Luv’ 등에 참여했던 김광보씨(39)가 맡았다. 차세대 유망주로 꼽히는 연출가란 점에서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높여주고 있다. “처음 희곡을 읽고 기발하고 재미있어 감탄했다”는 김씨는 “원작을 살리기 위해 토씨 하나 고치지 않고 연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나귀’는 극중 광대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이야기에 등장한다. 당나귀는 두 개의 당근을 동시에 내밀면 어떤 것을 먹어야 할지 고민하다 결국 굶어죽는다는 것. 부조리한 상황에 빠진 우유부단하고 무기력한 극중 인물들을 겨냥한 우화다.

셰익스피어 잔혹극 ‘타이터스 앤드러니커스’에서 주인공 타이터스 장군으로 나왔던 연극배우 이문수가 우유부단한 ‘장군’으로 출연하며, ‘품바’로 널리 알려진 정규수와 영화 ‘동승’에 주지스님으로 출연했던 오영수가 천적지간인 신하 1과 2로 등장, 한판 입담대결을 벌인다. 공연시간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4시·7시30분, 일요일 오후 4시. 1만5000∼2만원. (02)2274-3507

/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