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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마다 대책마련 부심] “경비 줄여라” 위기경영 돌입


물류대란이 전국적으로 확산돼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또다른 복병으로 등장한 가운데 기업들이 또다시 허리띠를 졸라메고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우리 기업들은 올들어 새정부 재벌정책, 북핵문제, 이라크전, 사스 등 연이은 악재에 시달려 이제는 웬만한 악재에 면역이 걸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기업은 생명체와 같아 살아움직여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마른 수건도 다시 짜 써야 한다. 위기관리 경영의 중요성이 또다시 강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회식도 1차로 제한, 어기면 문책=삼성전자는 세계시장 침체 등 불투명한 경영환경이 지속되자,부서 회식비용을 줄이는 등 전사적인 ‘혁신성과 배가 및 원가절감 운동’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지난해부터 부장급 이하 간부사원들의 골프장 출입을 금지해 온 삼성전자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각 부서장들에게 회식을 1차로 제한하고 ‘폭탄주’ 등 과도한 음주문화를 자제토록 했다.

또 단란주점 등 유흥주점의 출입을 삼가토록하는 등 비용절감 강도를 대폭 높였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지침을 어겼을 경우에는 관련자를 문책하고 인사고과에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비용절감 운동은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테크윈 등 전자계열사로 확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회사 차원에서 불요불급한 비용 외에는 각종 경비를 절감하라는 지침을 내렸다.이미 잡혀있는 예산이라도 필요하지 않다면 집행하지 않도록 했다. 또 퀵서비스 등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줄일 수 있는 비용을 절감토록했다. 또 전등끄기운동 등으로 평상시 비용절감 마인드를 주입시키는 등 비용절감을 위한 묘수찾기에 나서고 있다. 한진해운은 올해 접대성 비용예산을 지난해에 비해 22%나 감축했다.

LG산전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접대성 경비를 10% 정도 절감하라는 방침을 정해 각사업부와 팀에 지침을 내렸다. 회사 관계자는 “경기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비용절감 노력을 펼칠 것 같다”고 말했다.

◇체질개선 강화=삼성전자는 선진시장 침체지속, 사스에 의한 아시아 경제 위축, 국내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경영여건이 불확실해짐에 따라 전사적인 ‘혁신성과 배가 및 원가절감 캠페인’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은 지난 3년간의 영업성과, 토요휴무제 시행 등에 따른 자만과 생산성 저하를 막고 경영혁신, 위기의식 상시무장을 통한 초일류 기업으로의 시스템과 체질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향후 반도체·통신·디지털미디어·생활가전 등 사업별로 특성을 고려해 자산과 투자의 효율성과 수익성, 재고 및 채권의 완벽한 관리, 연구개발비와 마케팅비 등 제반 경비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경영 혁신활동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원가절감으로 기업경쟁력 높여=지난 3월부터 비수기에 들어간데다, 이라크전쟁과 사스 발생으로 치명타를 입은 항공업계는 고강도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각본부별로 접대성경비 등 부득이한 비용을 줄이도록 권고안을 내려 보낸데 이어 중국, 동남아 등 비수익노선의 폐지나 운항편수를 줄여 경쟁력 제고에 들어갔다.

포스코도 원가경영에 박차를 가해 지난해 12월 종전 폐기물 소각로에서 폐기처리했던 연간 1만5000t의 슬러지를 코크스 제조공정에서 재활용하는 설비를 설치, 연간 약 5000억원의 비용을 절감시킬 방침이다

삼양사는 통합구매시스템(TOPPSM)을 통해 구입단가를 낮춤으로써 생산원가절감에 나서고 있다.

한편, 외국계인 캐세이패시픽항공은 전년도 배당금의 50% 삭감을 포함해 비용 절감 및 현금 비축의 일환으로 오는 6월부터 9월까지 최고경영자(CEO), 이사진을 포함한 전직원을 대상으로 4주씩의 무급휴가를 갖기로 했다.

/ cha1046@fnnews.com 차석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