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순익 35% 줄어든 상장기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5.19 09:32

수정 2014.11.07 17:38


올 1·4분기(1∼3월) 상장기업의 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5.4%가 줄어들었고 코스닥 등록기업은 적자로 바뀌었다.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 시장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기업 529개사의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5.48%가 준 123조7883억원, 영업이익은 15.47% 준 9조9501억원으로 나타났고 669개 코스닥등록기업의 경우 매출액은 26% 늘어났으나 순이익은 17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4월 들어 부도업체는 3월보다 28%가 늘어난 507개사로 집계되고 있다. 상장, 등록기업은 순익 감소로 경영기반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한계기업의 도산이 가속되고 있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본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은행권의 1·4분기 당기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7%나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SK글로벌사태와 가계여신, 카드연체에 따라 대손충당금이 늘어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은행권 수익구조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점이 1·4분기 실적에 상당부분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은행의 본업이자 핵심 수익원인 이자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수수료를 포함한 비이자 부문 역시 수익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기업과 은행의 수익구조가 악화된 것은 그동안 계속된 경기침체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둔화가 뚜렷해진 이후, 그리고 이라크전쟁, 북한핵문제, ‘사스창궐’ 등 외생적 요인의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누수 현상 없이 정밀하게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잠복되어 있다. 추경예산 편성을 비롯하여 정부의 경기대책은 아직도 가시화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며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 역시 적절한 시기에 단행되었다고 볼 수 없는 측면이 강하다.


내수둔화와 선진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디플레이션 불황 속에 노사정이 힘을 합쳐도 극복이 쉽지 않은 데 정부 정책은 반드시 기업친화적이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친노조 성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1·4분기 기업 실적은 새 정부의 경제정책 성적표라는 의미가 들어 있다고 보아 잘못이 아니다.
따라서 매출과 이익의 동시 감소로 나타난 이 시점에서 보다 현실적인 정책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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