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SK그룹-채권단 팽팽한 힘겨루기

홍순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5.19 09:32

수정 2014.11.07 17:37


SK글로벌 채권단의 실사 결과 부실규모가 당초 예상치보다 적게 나옴에 따라 SK글로벌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의 충격은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4220억원에 달하는 숨겨져 있던 SK글로벌의 계열사 해외보유 주식이 추가로 발견돼 부실규모가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자규모를 놓고 SK그룹과 채권단 줄다리기가 본격화하는 양상이어서 SK글로벌 처리문제는 오히려 더욱 혼미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SK그룹은 채권단 실사결과가 나오기는 했으나 이에 대해서 이렇다 할 의견표명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채권단과의 출자전환 비율이 정해지지 않은 이상 그룹은 글로벌과 관련된 어떤 대책도 내놓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 관계자는 또 “당초 ‘글로벌은 반드시 살린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던 것도 우리 주주들이 동의하는 수준의 출자전환 분담비율이 배정됐을 때라는 전제조건이 달려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SK그룹의 기본입장은 글로벌의 재무구조 개선은 채권단이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자신들은 글로벌의 영업 정상화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반면 채권단은 경영잘못에 대한 책임이 있는 만큼 SK㈜가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외상매출채권(1조5000억원) 전액을 출자전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채권단은 또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 차감전 영업이익)를 현재의 2000억원 수준에서 4000억원 이상으로 높일 것도 주문했다.

SK그룹은 그러나 EBITDA를 4000억원 이상 달성하려면 먼저 현재의 8조5000억원에 달하는 부채규모를 6조원 이하로 낮춰야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8조5000억원에 대한 금융권 이자만 연간 5000억원을 물고 있는데 부채가 최소 6조원 밑으로 내려가야 EBITDA 4000억원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글로벌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출자전환 규모는 4조5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만약 SK그룹이 채권단 뜻대로 1조5000억원을 출자전환해도 채권단의 부담액은 3조원이 넘어 SK그룹과 채권단의 지루한 ‘출자비율 줄다리기’는 회생이냐 청산이냐를 판가름하게 될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namu@fnnews.com 홍순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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