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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업체서 촌스러운 원색광고 그만했으면…”, 시공 유명건설사 이미지 걱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5.25 09:34

수정 2014.11.07 17:34


“제발 촌스런 분양광고 그만 좀 해주세요.”(시공업체 관계자)

최근 유명건설사가 책임 준공한다며 건설업체 후광효과를 노린 촌스런 상가분양 광고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방상가와 패션쇼핑몰 등 대부분이 테마 상가들이다. 일반인들에겐 낯선 중소업체가 사업을 시행하지만 분양 담당자들은 공사를 맡은 시공사의 브랜드를 앞세워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하지만 시공을 맡은 해당 건설사는 이런 분양담당자들의 ‘투자자끌기’ 행위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지나치게 촌스럽고 원색적인 분양광고 도안이나 카피문구 때문에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되레 훼손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이 시공하는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의 테마상가 ‘한방천하’도 이런 부류다.

‘포스코건설과 함께 하는 정확한 투자’, ‘포스코건설의 명성과 기술로 선진 한방 전문백화점을 선보입니다’ 등 광고 핵심은 포스코건설을 전면에 내세워 이 회사가 책임지고 준공을 한다는 내용이다.

사실 이 상가는 시공도중 시행사가 부도나면 포스코건설이 사업을 인수해 준공을 하게 된다. 책임준공을 하지 않으면 상가의 경우 은행권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의 사업담당자는 한방천하 시행자측이 실시하고 있는 광고내용이 원색적이고 촌스럽다며 난감해 하고 있다. 분양이 잘돼 사업이 성공하는 것도 좋지만 기업의 이미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윗사람들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포스코건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주상복합 ‘더샵 스타시티’의 분위기 있는 분양광고와 한방천하의 붉은 원색적인 광고가 같은 날 신문에 게재될 때도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건설회사는 시공만 하는 것 일 뿐 분양 및 광고는 시행사가 하기 때문에 통제가 쉽지않다”며 “하지만 좀 지나치다는 생각에 최근 시행사에 원색적인 광고를 삼갈 것을 공문으로 통보했다”고 말했다.

최근 태영이 시공사로 참여한 서울 영등포구의 멀티시네마쇼핑몰 ‘에쉐르-I’와 신세계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된 ‘명동하이티파니’도 마찬가지다.


에쉐르-I의 경우 시행사가 분양광고에 ‘태영’을 내세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던지 태영이 SBS의 지배주주라는 것을 광고문구에 넣어 이를 부각시키기에 여념이 없다.

태영 관계자는 “원색적인 광고라도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하는 것으로 광고문구에 큰 문제가 없으면 그냥 넘어간다”고 말했다.


분양 담당자들은 상가의 경우 아파트와 달라 분위기 있는 고급스런 광고보다는 금색과 빨강색을 활용해 눈에 틔는 원색적인 광고가 나간 다음 날 실제로 전화문의와 계약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 courage@fnnews.com 전용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