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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유 콘텐츠개발 필수적”


산업화 초기에 접어든 한국 공연예술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전용공연장의 설립, 공연시설의 집적화 등 새로운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8일 발표할 ‘산업화에 접어든 공연예술’(대표집필 고정민 수석연구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등의 성공으로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공연예술의 ‘산업화 10대 과제’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제시한 첫번째 과제는 한국적인 콘텐츠의 개발. 한국 공연산업은 아직 산업화 초기단계로 외국 콘텐츠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우리문화의 특성을 살린 한국 고유의 콘텐츠 개발 없이는 시장이 성숙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장기공연에 성공한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나 한국적인 소재로 해외공연을 성사시킨 창작뮤지컬 ‘명성황후’ 등을 성공사례로 꼽았다.

30∼40대 및 어린이 관객을 공연장으로 끌어모으는 등 관람층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30∼40대 이상 연령층에 맞는 콘텐츠를 발굴하고 공연장 내 주차장 확보 및 편의시설 설치 등으로 연간 0.45회에 불과한 공연관람횟수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 지난 2∼3년간 활황국면을 맞으며 전성기를 구가했던 영화의 경우 연간 평균 관람횟수가 2.5회로 공연예술의 6배에 달한다.

제작비의 효율적인 관리와 수출시장 확대도 10대과제의 하나로 제시됐다. 특히 국내시장 규모를 감안하지 않은 외국 콘텐츠의 지나친 수입 경쟁은 가격만 상승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협소한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수출시장을 확대해야하는데 언어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넌버벌(Nonverbal) 분야나 한류열풍을 활용한 동아시아 시장 개척이 주요 방안으로 거론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전용공연장의 설립과 공연시설의 집적화도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뮤지컬의 경우 수익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장기공연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서는 전용공간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또 미국의 브로드웨이나 영국의 웨스트엔드처럼 공연장과 공연관련산업을 한곳에 집적화하는 공연 크러스터(Cluster)의 구축도 필수적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문화마케팅의 활성화와 복합기업의 지향도 산업화 초기에 접어든 한국 공연산업의 숙제로 거론됐다. 문화를 기업경영에 접목시킴으로써 시장의 확대를 꾀하는 것은 물론, 영화·음악·게임 등 타 콘텐츠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한 대형화는 공연예술 산업화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케이블TV, 영화, 극장, 공연사업 등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꾀하고 있는 동양그룹이나 CJ가 공연산업을 주도하는 복합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