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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앞둔 실수요자 ‘발만 동동’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사상 초유의 부동산 거래중단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이로인해 아파트 시세형성 공황사태는 물론 이사철인 여름방학을 앞두고 이사대란까지 우려되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투기 조장을 근절하기 위해 서울 강남지역을 비롯한 주요 지역의 부동산 중개업소에 대한 단속에 나서자 이들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가 27일 일제히 철시해 부동산 거래가 중단되고 시세 또한 형성되지 않고 있어 부동산 시장이 공황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해당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소나기 단속’을 피하기 위해 잇따라 철시하면서 전세 수요자들은 전세계약을 할 수 없는 등 정상적인 거래 시장마저 마비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이사를 앞둔 실수요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 강남 5000여곳 철시=서울 강남구 개포·대치동, 서초구 반포동, 송파구 잠실동과 경기 수원, 화성, 신도시로 지정된 경기 김포·파주시 등 수도권 주요지역 중개업소들은 국세청의 단속이 시작된 지난 23일부터 일제히 문을 닫아 썰렁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 관계자는 지난달 말 현재 서울 강남(1781곳)·송파(1441곳)·서초(1193곳)·강동(1096곳)지역 중개업소 총 5500여곳 가운데 신규 업소를 제외한 5000여곳 이상이 철시했다고 밝혔다.

매도·매수·거래가 모두 사라진 강남 주요지역의 현지 분위기는 ‘전쟁상태’를 방불케 할 정도로 싸늘하다. 일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주변 카페나 다방, 승용차에서 업소와 연결된 휴대폰을 통해 계약 장소를 주고 받는 등 ‘몰래 영업’의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어렵게 연결된 강남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전화통화 마저 추적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통화자체를 꺼리고 있다”며 “당분간 문을 열 생각이 없다”고 전했다.

◇가격·거래 올 스톱=1000만원 가량 떨어진 가격에 매물을 내놓는 매도자들이 있지만 거래가 쉽지 않아 모두 올 스톱 되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상가내에 입점한 20곳 가까운 중개업소는 이날 일제히 문을 걸어 잠궜다. 개포동 M공인 관계자는 “시장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며 “28일까지 일제히 문을 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일대 중개업소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S공인 김 사장은 “지난주 금요일 국세청의 입회조사 이후 아예 문을 닫았다”며 “매도자들은 두고 보자는 심리고 매수세는 아예 끊겨 가격·거래가 올 스톱 상태”라고 전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주변 중개업소도 10곳 중 9곳이 철시했다. 잠실동 S부동산 사장은 “거래내역 조사가 세밀하게 이뤄지면서 ‘시범케이스에 걸리면 코피 터진다’는 생각이 팽배하다”며 “당분간 문을 닫고 지켜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잠실주공 아파트값은 호가만 1000만원 정도 빠진 가운데 거래가 실종된 상태다.

신도시로 지정된 경기 김포·파주일대 중개업소도 일제히 문을 닫았다. 파주 운정1차 지구 D공인 사장은 “불성실 소득신고와 이중계약 이력이 있는 대부분의 중개업소가 철시했다”며 “아직까지 급매물이 나오지 않아 가격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김포 신도시예정지 주변도 중개업소가 문을 닫아 거래중단 상태다.
김포 양촌면 양곡리 S공인 사장은 “문의전화는 계속되고 있지만 거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주말부터 거래중단 상태가 이어지면서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오는 물건의 가격 신뢰도도 떨어졌다. 거래가 정상화될 때까지 부동산시세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 sdpark@fnnews.com 박승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