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경제5단체장, 이건희 삼성회장 등 재계총수들이 휴일인 1일 서울시내 한 삼계탕집에서 오찬모임을 갖고 우리경제의 현안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신선한 느낌을 주고 있다. 이 자리에서 어려운 경제현안이 대통령과 재계총수들간에 심도있게 논의되기에는 부족하겠지만 이러한 모임자체가 국민의 불안심리를 조금이라도 씻어주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딱딱한 격식이 느껴지는 청와대를 벗어나 시중음식점에서 대통령과 재벌총수들이 만나 한끼 식사를 나눈 것은 보기에도 좋을 뿐더러 그동안 마음속 한편에 있던 대통령과 재계의 소원함이 다소라도 좁혀지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이날 오찬은 지난달 노대통령이 미국방문 당시 경제사절단으로 수행했던 재계총수들에게 사의를 표하기 위해 마련됐다는 것이 청와대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경제가 어려운 작금의 현실에서 대통령과 실물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재계총수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국민과 해외투자가들에게 신뢰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지금 우리경제는 카드채, SK글로벌사태, 대결적인 노사관계, 부동산, 사스 문제 등 경제암초들로 시달리며 침체냐, 회생이냐 하는 갈림길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난제들을 원만히 해결하고 하반기 경제회복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통령과 재계총수들의 ‘코드일치’가 무엇보다 필수적이라는 것은 비단 우리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이처럼 각종 경제난제들을 어떻게 풀어가느냐 하는 문제는 하반기 우리경제의 명운과도 직결되는 사안인만큼 대통령과 재계총수들의 이번 오찬만남은 이러한 난제해결의 출발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대통령과 재계총수의 오찬만남이 혹시 재벌개혁의 후퇴로 비쳐지지 않을까 하는 일각의 우려어린 시각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경제회생문제가 어떤 논리보다 우선시돼야 한다는 것을 우리 모두 유념해야 한다. 경제회생은 성공적인 국정운영의 알파요, 오메가가 될 수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앞으로도 대통령과 재계총수들이 언제든지 스스럼없이 만나 경제 등 국정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면서 담소하는, 화기로운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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