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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 주주증시 경영 어디갔나


오는 11일 개최되는 손해보험사의 정기주총을 앞두고 말들이 많다. 주주중시 경영은 오간데 없고, 업계간 ‘주총담합’만이 판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금융감독 당국이나 협회에 대한 ‘책임론’도 대두하고 있다. 업계내 조정 및 계도역할을 담당한 기관들이 뒷짐만 진 채 ‘오불관언’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투자자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무려 11개사가 같은 날 주총을 동시 개최키로 한 것은 ‘주주무시 경영’의 표본이라며 분통을 떠뜨리고 있다.

사실 손보사들의 주총 담합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손보사들은 같은 날(5월30일) 주총을 개최했다. 하지만 올해는 사뭇 상황이 다르다는 게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손보사들의 당기순이익 규모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반토막났고, 이로 인해 주가도 최고 30% 이상 급감했다. 그만큼 회사측에 ‘묻고 따져야 할 게 많다’는 얘기다. 이들은 특히 동일업종의 상장업체들이 주총일정을 같은 날로 잡는 ‘구태’를 반복하는 데 대해서는 심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어느 금융기관에서도 이같은 ‘악습’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은행 증권 카드사의 경우 업체별로 주총이 분산 개최되고 있다. 생명보험사들도 5월말부터 6월말까지 주총이 열린다. 더욱이 생보사는 비상장사라서 주총이 ‘요식행위’에 불과하지만 주총일만은 다르게 잡고 있다. 유독 손보사들만이 주총일을 같은 날로 잡고 있다.
‘주주무시 경영’이라는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손보사들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 가뜩이나 향후 보험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더 이상 주주를 우롱하는 후진적 주총문화를 고집할 경우 시장의 신뢰를 잃게 된다는 사실을 손보업계는 명심해야 한다.

/ ykyi@fnnews.com 이영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