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 윤리경영 도입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SK글로벌 분식회계사건을 계기로 투명경영과 기업의 도덕성이 경영의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강화하기 위한 강력한 윤리경영이 제도화되면서 상시적 경영요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LG는 6월부터 협력업체에 대한 임직원의 불공정행위 및 부당한 업무처리를 인터넷으로 제보하는 시스템인 ‘정도경영 사이버 신문고’를 가동한다고 2일 밝혔다.
포스코도 지난달말 전사적 차원의 사회봉사단체인 ‘포스코 사회봉사단’을 발족한 데 이어 이날 ‘윤리규범 선포식’을 갖고 ‘사랑받는 국민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천명했다. �z
◇윤리강령·규칙 ‘말보다 실천을’=LG의 ‘정도경영 사이버 신문고’는 전계열사가 가장 거래하기 좋은 기업,가장 투명하고 깨끗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정도경영을 LG의 확고한 기업문화로 정착시킨다는 취지에서 구축됐다.임직원의 협력업체에 대한 불공정거래 및 부정ㆍ비리 행위 등 도덕적 해이 현상의 조기차단을 통해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LG는 또 1만여개에 달하는 협력업체에 안내문을 발송했다.특히 LG 임직원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제보 및 공정한 거래관행 정착을 위해 협력업체에 협조 요청하는 한편 제보자에게 인사상·금전상 불이익이 발생할 경우에는 원상회복 및 이에 준하는 손해보상 조치도 취할 방침이다.
포스코는 경조사의 경우,업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해관계자에게는 알리지 않도록 했다.경조금은 사회관례 수준인 5만원 이내를 권장하며 특별한 경우라도 10만원을 초과하지 않도록 규정했다.
또 ▲탈세·회계부정·환경오염 등 위법행위 사실이 있는 기업과의 거래 단절 ▲중요 정보는 인지 즉시 업무에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 ▲직위를 남용한 특정 정당이나 사회단체의 이익이 되는 활동 금지조항도 윤리규범에 담았다
금호는 최근 그룹 전략경영본부장 및 감사팀장 명의로 각사 사장·임원·팀장을 비롯한 2000여군데 협력업체 등에게 윤리강령준수·선물 안받기 등을 주내용으로 하는 서신을 발송하는 등 임직원들의 행동과 가치판단 기준을 담은 윤리강령 및 규칙을 제정·공포했다.
◇총수가 직접 윤리경영 챙긴다=이구택 포스코회장은 주요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포항 본사에서 열린 윤리규범 선포식을 직접 주재, 근로자대표와 함께 직접 규범 준수 서약을 했다. 이날 이회장은 5개부문의 윤리규범과 7개 부문의 행동준칙을 밝히며 “기업의 윤리성은 곧 그 기업의 품격”이라며 “우리 사고와 행동가치를 한단계 높여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자”고 역설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박삼구 회장은 기업평가에서 윤리의식이 중요함을 인식하고 취임과 동시에 임직원들의 바람직한 행동과 가치판단 기준을 담은 윤리강령 및 윤리규칙을 제정,공포하고 적극적 시행에 나섰다.
금호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직접나서 윤리경영을 추진한 이후 명절 때 협력업체로부터의 선물이나 뒷거래 등이 없어졌다”며 “협력업체 역시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으나 지금은 고마움을 표하는 등 그룹의 방침에 적극적으로 따라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인 현대모비스 회장도 앞으로 자동차부품 업계 ‘글로벌 톱10’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을 통한 기업의 신뢰성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하고 ‘사이버 감사실’을 오픈했다.
박회장은 사이버감사실 개설이유에 대해 “사내 전부서·협력업체·대리점 간에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 거래 및 불합리한 관계를 개선해 투명한 거래조건을 만드는 것이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선결조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존경 받는 기업 판단기준 삼아야=전문가들은 “윤리 경영은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기본적인 사고이지 경영 혁신이나 새로운 단계로 진일보하는 발전 과정은 결코 아니다”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재무적 투명성을 바탕으로한 윤리적 기준을 준수해 주주 이익의 극대화를 달성하고,이익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한다. LG경제연구원 이창엽 연구원은 “존경 받는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무엇보다도 성공적인 경영 성과를 달성하는 기업들”이라며 “이러한 경영 성과는 윤리적인 관점에서 산출됐으며 판단의 밑바탕에는 기업에 대한 신뢰성을 근거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 cha1046@fnnews.com 차석록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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