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보물선에 놀아나는 해양硏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04 09:37

수정 2014.11.07 17:14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해양연구원이 본업인 연구는 등한시한채 민간 기업의 ‘보물선’ 탐사에 앞장서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해양연구원 변상경 원장은 지난 3일 동아건설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울릉도 앞바다에서 발견된 침몰 선체의 비디오 화면, 사진, 관련 사료 등을 제시한 뒤 “이 배를 (보물선으로 알려진)드미트리 돈스코이호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 고위관계자는 4일 “개인투자자들의 사행심을 조장할 수 있는 ‘보물선’ 기자회견에 확고한 물증도 없이 국책 연구기관이 나선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0년말 처음 ‘보물선’ 발견 소문이 나돌 당시 동아건설 주식은 17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반년만에 파산선고를 받고 상장폐지돼 많은 소액투자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동아건설 주식은 지난 5월20일 장외시장에서 200원 정도로 거래됐으나 기자회견 이후 810원까지 4배 이상 치솟아, 지난 2000년과 비슷한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

이와관련, 변원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탐사 작업을 해온 연구원들의 성과에 신뢰성을 더해 주고 우리나라의 심해 탐사 기술력을 널리 알리자는 뜻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며 “일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받았지만 다른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해양부 관계자는 “국책 연구기관이 발표하면 투자자들이 그 내용을 사실로 믿을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 국책 연구기관장이 나선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 jongilk@fnnews.com 김종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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